알루미늄 광석인 보크사이트 잔재물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흔히 ‘레드머드’라고 불리는 이 토사는 PH수치가 높아 다량으로 침출수가 유입되거나 사용될 경우 농지에서는 피해를 끼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미 삼호 등에서도 피해사례가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 20일 시종면 옥야리의 한 양계축사 공사 현장. 지난 2018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9900㎡의 부지에 계사 5개동을 짓는다는 계획으로 공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공사과정에서 성토용으로 보크사이트 잔재물을 사용한 것이 드러나면서 지역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해당 지역으로 대형 덤프트럭 500여대가 수일에 걸쳐 붉은 흙을 퍼다 날랐다. 계사를 짓기 위한 성토작업을 위함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황토인 줄 알고 주민들은 별 다른 민원을 제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이 해당 업체 등을 통해 확인 한 결과 붉은 흙의 정체가 보크사이트 잔재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 ‘레드머드’로 불리는 보크사이트 잔재물은 PH가 10에 이르는 강알칼리성이어서 농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해당 축사의 위치가 농업진흥구역으로 주변으로 수많은 농경지가 위치해 있고 농수로 뿐만 아니라 영산강과도 직선거리로 약 300m에 지나지 않아 자칫 지하수나 농경지, 농수로로 해당 침출수가 유입될 경우 고스란히 지역 농민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해당 계사의 건축주의 경우 인허가 과정에서 지역민들의 반대에 부딪치자 “지역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내용으로 각서까지 작성하고 어렵사리 동의를 얻어 계사 착공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민들의 동의 없이 임의적으로 주변 농지에 피해를 끼칠 수 있는 보크사이트 잔재물을 이용해 성토했다는 것은 지역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것이 지역민들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나주나 해남 등의 지역에서 레드머드에 대한 폐해는 이미 증명됐다”며 “계사 주변의 농지나 하천으로 레드머드 침출수가 흘러내려 농사를 망치면 누가 책임질 것인지 묻고 싶다. 애초에 책임질 생각이 없으면 그냥 원상복구해라”고 규탄했다.

지역민들의 우려와는 달리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축사에 사용된 보크사이트 잔재물이 환경표지 인증을 받은 ‘합법’적인 제품이기 때문이다. 폐기물 재활용법 제2조의2 제2항에 따르면 보크사이트 잔재물은 R-4-2(비금속광물제품제조)용으로 건설공사 성토·복토용 재활용 골재로 환경표지 인증을 받은 제품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폐기물법 상 PH지수로 규제할 수 있는 지정폐기물은 액체 상태만 해당되기 때문에 법적으로 처벌하거나 치우라고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전혀 없다.

군 관계자는 “환경법적으로 볼 때 보크사이트 잔재물이 표지 인증을 마친 제품이라 계사와 같은 건설현장에서 활용하는데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시종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해당 업체와 주민들의 입회하에 성분을 검사해 정상적인 제품인지 등을 조사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