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불법 주정차 차량도 ‘즐비’
법 시행 ‘무색’…“아이들 보호해야”

어린이보호구역의 사고 방지를 위해 단속장비를 강화하고 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를 낼 경우 가중 처벌하는 일명 ‘민식이법’이 지난 25일 시행에 들어갔다.

첫발을 내디뎠지만 정착까지는 갈 길이 멀다. 시행 첫날 영암읍의 한 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여전히 제한속도를 훨씬 초과하는 자동차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차도 옆에 부착된 제한속도에도 속도를 줄이는 차량은 기자가 있던 약 20분 동안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나마 제한속도 표지판이 설치된 곳은 사정이 나았다. 삼호읍의 한 학교 앞에는 제한속도가 30㎞라는 표시가 무색할 정도로 차량들이 쌩쌩 내달리고 있었다. 특히 학교가 4월까지 휴업상태라 학생 흔적이 많지 않은 상황이지만 군에서 ‘상업용 대형 화물차의 주차를 금지한다’는 현수막을 게첨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주차 된 화물차는 여전해 학생아이들이 도로를 건너거나 이동하는데 사각지대를 형성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인근을 지나는 한 학부모는 “아이들 학교와 학원이 이곳에 있어 자주 지나는데 속도제한 30㎞를 지키는 차량보다 그냥 달리는 차량이 압도적으로 많다”며 “곧 개학인데 아이들이 조금더 안전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차량속도를 낮출 수 있는 신호등이나 과속감시 카메라가 설치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군에서는 예산 약 1억2000여만원을 투입해 지역 내 초등학교 3곳에 속도카메라를 설치 의뢰 또는 설치를 고려하고 있다. 먼저 영암초등학교 후문에는 단속카메라 설치가 진행되고 있으며 서호면 장천초와 군서면 구림초 앞에 설치 예정이다.

군관계자는 “예산상의 문제로 우선적으로 설치가 필요한 곳부터 순차적으로 설치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한해 2~3군데에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지역 학생들이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식이법은 지난해 9월11일 충남 아산의 한 스쿨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김민식군이 사망한 이후 스쿨존 무인단속장비 설치 의무 등이 신설된 도로교통법과 스쿨존에서 안전운전 의무를 위반해 어린이 사망·상해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가중 처벌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