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가 / 시사평론가 김갑수

나는 현대 한국인이 쓰는 글에서 가장 취약한 부문이 논리라고 봅니다. 학교 교육에서 말하기와 글쓰기를 너무 소홀히 하기 때문일 겁니다. 논리에 약한 것은 지식인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미안한 말이지만 지식인을 대표한다는 한국 대학교수들의 글쓰기 능력은 의외로 볼품이 없습니다.

글을 써서 남에게 인정을 받거나 남을 설득하려면 논리적이지 않으면 안 됩니다. 특히 반대하는 글을 쓸 때는 상대 주장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자기주장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내용을 담아야 합니다. 그런데 도통 논리를 도외시하고 함부로 반대만 하다 보니 인정을 받거나 설득하기는커녕 무시당하거나 반발을 사기가 십상입니다.

나는 글쓰기 강의를 할 때 논리 부문에 가장 많은 시간을 씁니다. 수많은 논리적 오류를 설명하는 데에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논리적인 글은 ‘논리적 오류’가 없는 글입니다. 한국인에게는 이 논리적 오류에 대한 문제의식이 희박합니다.(이러니까 조국이나 유시민 심지어 김어준 따위에 휘둘리는 것입니다.)

다행히도 논리적 오류는 두세 번의 강의 학습으로 웬만큼 해결될 수 있습니다. 논리적 오류는 부당한 추론(결론짓는 방식)을 낳습니다. 그런데 부당한 추론이라고 해서 다 논리적 오류는 아닙니다.

하고많은 부당한 추론 중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것들을 유형별로 정리하여 따로 ‘논리적 오류’라고 규정합니다. 논리적 오류는 부당하면서도 그 부당성을 교묘히 위장하는 추론입니다. 그러므로 얼핏 보아 그럴듯하기에 만만치 않은 호소력을 갖기도 합니다.

우리는 언제라도 스스로 논리적 오류를 범하거나 타인의 오류에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논리적 오류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논리학에서 오류로 규정하여 명칭화한 유형들을 익혀 놓으면 거의 해결됩니다. 지금까지 규정된 논리적 오류는 약 50개에 이릅니다. 이 중 많이 나타나는 30개 정도를 오류의 명칭과 함께 해당 예문을 숙지하면 됩니다.

(다만 논리적 오류는 윤리나 도덕과는 관련성이 적습니다. 그러므로 논리적 오류를 범했다고 해서 모두 부도덕하거나 비윤리적인 사람은 아닙니다.)

논리적 오류를 범하는 경우는 두 가지입니다. 오류임을 알고서 행하는 경우와 오류임을 모르고서 하는 경우입니다. 오류임을 알고 하는 경우는 자기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을 기만하는 것입니다. 오류임을 모르고 하는 경우는 무지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요컨대 논리적 오류를 범하는 이유는 기만 아니면 무지, 둘 중의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왜 논리적 오류를 익혀야 하는지 답이 나옵니다. 먼저 스스로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섭니다. 다음으로 타인의 오류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서섭니다. 우리는 스스로 무지한 사람이 되고 싶지도 않을뿐더러 남을 기만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도 않습니다. 논리적 오류를 익혀 놓으면 글쓰기뿐 아니라 대화나 토론 등에도 한껏 유효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