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연합회, 최저임금·임대료 상승 등 교습비 현실화 주장
학부모측과 이견 끝에 인상 확정…학부모들 “등골 휜다” 

지역 내 학원들이 2년 만에 교습비를 인상한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해달라는 학원들의 인상요구에 영암군 교습비 조정위원회가 8% 인상하는 것으로 확정을 지으면서 학부모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지난 25일 영암교육지원청에서 지역 학원 및 교습소, 개인과외 교습비 기준이 되는 교습비 조정위원회가 개최됐다.

이날 위원회에는 학원대표 2명과 학부모 대표 2명, 교육청 및 영암군 관계자, 전문가 등 8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2명이 출장 등의 사유로 불참해 6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조정위는 지난 2018년 3월 교습비 기준을 마련한 이후 2년 만에 개최됐다. 그동안 학원계에서는 교습비 인상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있어왔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강사료 부담이 증가하고 있고 임대료 또한 높아져 교습비를 현실화 시켜야 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이다.

이날 조정위에서도 학원 대표들은 교습비 인상에 대한 당위성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은 인접 시·군인 나주시와 목포시 학원 교습비를 기준으로 영암읍과 삼호읍의 학원교습비도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학원연합회에서는 평균 16.95% 인상을 요구했으며, 세부적으로 보통교과인 초등·중등· 고등 교과목 3개는 26.9%~33.3%, 기타과목은 10.5%~20%의 인상을 요구했다. 

이를 기준으로 학원연합회의 요구가 수용된다면, 입시보습 과정의 경우 1분당 ▲초등단과 150원(월 12만원) ▲중등단과 170원(월 15만3000원) ▲고등단과 220원(월 22만원), 피아노는 1분당 ▲바이엘(초급) 120원(월 9만6000원) ▲체르니30(중급) 125원(월 10만원) ▲체르니40(고급) 130원(월 10만4000원)으로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영암교육지원청과 학부모 대표들은 학원연합회의 요구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일반 가정들의 가계상황을 고려해 동결의 입장을 피력했다.

학원연합회가 제시한 나주와 무안에 비해 지역 학원의 교습비용이 낮게 잡혀져 있는 것은 사실이나, 22개 시·군이 포함된 전남도 평균이나 전남 군단위 지역 평균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영암의 교습비용이 높게 책정돼 있는 과목도 존재하기 때문에 학원연합회의 요구는 무리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학원비용 조정 과정에서 학원연합회 측과 학부모측 간에 의견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조정위에서는 전남 22개 시·군 전체 평균과 전남 군 지역 평균, 인근4개 지역(장흥·강진·해남·무안(남악) 평균을 반영해 약 8%정도 인상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확정된 학원비 기준 금액 상한선은 입시보습 과정의 경우 1분당 ▲초등단과 122원(월 9만7600원) ▲중등단과 144원(월 12만9600원) ▲고등단과 183원(월 18만3000원)이다. 인상 전 학원비 상한선은 1분당 ▲초등단과 122원(월 9만원) ▲중등단과 134원(월 12만600원) ▲고등단과 167원(월 16만7000원)이었다.

하지만 영암교육지원청에서는 물가상승률(1.5%) 등에 비춰 학원비 인상을 5% 이내로 예상했지만, 이보다 높은 8%까지 상승하게 됨에 따라 교습비 인상에 따른 여파가 지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전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일반 가정에서도 학원비 인상은 가계부담 상승으로 직결되는 만큼 학부모와 관련단체들의 강한 반발마저 우려되고 있다. 더군다나 월 교습비용은 전남 평균과 비슷할지는 모르지만 1분당 단가는 높은 편이어서 실질적인 교습비용은 영암이 훨씬 높다는 의견이다.

고등학교 자녀 2명을 둔 한 학부모는 “영암군의 학원비가 평균수준으로 생각했는데 요즘처럼 불경기에 학원비까지 올리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지역 학부모와 학생들은 봉이 아니다. 학원비는 올려달라면서 남악이나 혁신도시만큼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학원들도 심각하게 고민해보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