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선거마다 캐스팅보드 역할을 자처해왔던 영암 지역이 총선을 앞두고 소외감에 빠졌다. 

대다수의 예비후보들이 유권자가 많고 메인선거구인 무안을 선거 운동의 주 타깃으로 삼는 탓에 영암의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의 얼굴 한 번 볼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영암군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 전초기지인 선거사무소 대부분이 유권자가 가장 많이 몰려 있는 무안군 삼향읍 남악지구에 둥지를 틀고 있다. 

베이스캠프가 무안에 몰려 있는 탓에 가뜩이나 선거정보에 취약한 농촌의 노인들의 경우 후보자들의 정책 공약이나 이력은 물론 후보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영암읍의 한 주민은 “선거구가 넓은 탓도 있지만 후보 대부분이 무안지역 선거 운동에만 열을 올리는 것 같다”며 “후보자들을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어 선거 분위기 사각지대로 방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평균적으로 2~3월 무렵이면 지역 각 사회단체의 이·취임식이 몰려 있고 시기에 맞춰 얼굴을 알리고자 하는 예비후보들로 북적여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각종 행사가 취소 또는 연기되면서 예비후보자들의 발걸음도 뚝 끊긴 상태이다.

이에 일부 에비후보는 개인 SNS 등을 통해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고령인구가 많은 지역의 여건상 이들의 선거정보를 받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현실이다. 더군다나 선거사무실을 비롯해 선거 인력들이 무안군에 집중되다시피 하다 보니 정작 지역에는 이렇다 할 선거 특수도 사라져 선거에 대한 관심도 낮아지고 있다.

한 주민은 “예전만 하더라도 총선이든 지방선거든 간에 선거의 중심의 영암이었는데 어느 순간 이러한 모습이 사라졌다”며 “인구가 줄기는 했으나 유권자만 놓고 보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곳이 영암인데 선거에 나가는 사람들이 조금 소홀하지 않나 서운한 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 예비후보는 “시간은 한정돼 있고 찾아야할 지역이 많아 선택과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선거사무소는 각 선거구에 한 곳 밖에 설치할 수 없어 중간지역인 무안에 둔 것으로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선거가 본격화되면 지역 곳곳을 직접 찾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