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에게도 투표권이 생겼다. 어떻게 생각하나?
지난 12월에 학교에서 ‘만 18세 투표권’에 대한 찬반토론대회를 열었어요. 제비뽑기를 통해 찬성 팀과 반대 팀으로 나눴는데 이유가 찬성 팀에 너무 많은 인원이 몰려서 토론이 불가능 했거든요. 반대의견을 제시해야 하는 팀은 너무 힘들었어요. 

이미 만 18세 투표제를 시행 중인 다른 OECD국가의 사례를 찾아봤는데 부작용이라고 할 만 한 것이 없었어요. 심지어 더 낮은 연령에 투표권을 주고 있는 나라도 있었는데 말이죠. 

정치를 교과에 편성한 곳이 많지 않다. 이로 인해 청소년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다.
정수훈 - 청소년들과 기성세대와의 계속되는 갈등은 어른들의 강요를 순수하게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아서 온다고 생각해요. 말 그대로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의견에 휘둘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거죠. 투표권이 주어지면서 관심이 올라갈 것이고 그에 따라 우리 스스로 정치적 신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배효열 - 역사적으로 보면 4.19혁명이나 일제 강점기 항일운동 당시에도 청소년들이 스스로 나서 정치적 신념을 갖고 직접 행동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기성세대들이 청소년들이 정치적 역량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청소년들에게 선거권이 없다보니 자연스레 무관심했던 거죠. 귀중한 권리인 투표권이 주어졌으니 관심을 갖고 배우려는 의지가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역량부족의견에 대해 청소년들 스스로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배효열 - 현대사회에서 SNS와 유투브 등의 인터넷 매체들의 영향력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우리 청소년들은 스마트폰으로 접하는 정보가 많다보니 영향력이 더 크죠. 하지만 이러한 매체들이 쏟아내는 가짜뉴스들이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어요. 이번 선거연령하향으로 청소년들이 정치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를 통해 뚜렷한 주관을 갖고 뉴스의 진위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선구안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수훈 - 최근 정의당에 16명의 만18세 청소년들이 입당한 것처럼 청소년들의 참여도가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기자 활동처럼 사회현안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수 있는 제도나 프로그램이 많아져야 청소년들의 관심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들이 의무는 지지 않고 권리만 행사하게 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매우 편협하고 단편적인 시선이라고 생각해요. 의무와 권리의 개념을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권리는 누구나 누릴 수 있지만 의무는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에 져야 하는 만큼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방의 의무도 만 18세에 이행 할 수는 있지만 학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불가능하잖아요. 하지만 투표는 학생의 신분으로도 충분히 가능해 문제없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들이 좌편향 될 것 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정수훈 - 청소년 참정권은 좌우논리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물론 보수층이 나이대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보수우파가 청소년들을 위한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고 이로 인해 보수우파에도 낮은 연령층이 유입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수우파에게 있어 이번 개정은 연령과 지역색을 극복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배효열 - 특정한 정치이념에 치우 칠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활동이나 관심을 갖고 학습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삶에 이득이 되는 뚜렷하고 확실한 정치적 이념을 세울 수 있다는 측면에서 과한 우려라고 생각합니다.

만 18세 투표권이 불러올 정치권의 변화를 예상한다면?
배효열 - 일부지역은 특정정당이 확실한 우위를 지키고 있어서 큰 영향은 없을 거라고 봐요. 하지만 중립적인 지역은 근소한 차이로 당선결과가 바뀌는 경우가 많아요. 청소년의 표가 적은 것은 아니어서 당락을 좌우 할 수 있는 표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잘 들어주고 대변할 수 있는 정치인들이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수훈 - 청소년과 관련된 법안들이 많이 생길 것 같아요. 이미 정의당에서 5대 공약을 내걸었죠. 보수지역의 학생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보수층을 지지하지 않아요. 청소년들을 등한시하던 정치인들도 이제는 청소년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고 청소년을 위한 정책과 공약이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가장 먼저 반영 됐으면 하는 것은?
입시제도의 개선이 필요해요. 정권이 바뀌면 입맛에 따라 변화하는 정책들로 교육현장과 학생들은 혼란 속에 있어요. 정권이 바뀌더라도 합의 된 정책이라면 그대로 유지를 하거나 점진적인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떠한 정책보다 공정하고 명확한 제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암지역의 복지정책이 노인만을 위한 복지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을 위한 복지가 너무 부족해요. 삼호에서 통학하는 저의 경우 하루에 버스가 오전·오후 한 번씩밖에 안다녀서 한번 놓치면 환승을 여러 번 해야 겨우 학교를 갈 수 있어요. 또, 지역에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요. 축구를 하고 싶어도 할 곳이 없어요. 학교 운동장은 흙바닥이라 많이 다쳐서 피하게 되고 군민공설운동장은 어른들이 차지하고 있어서 이용자체가 불가능해요. 다른 지역에는 야외·실내 풋살장이 많은데 왜 우리 영암에는 하나도 없는지 궁금해요. 

PC방이나 당구장 등 청소년들이 그나마 즐길 수 있는 공간은 흡연 단속을 강화해줬으면 좋겠어요. 위법사항인데도 단속을 안 해서 그러는지 담배를 막 피우고 있어요. 몇 개 있지 않은 공간조차도 어른들의 이기심 때문에 이용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청소년들이 마음 편히 운동할 수 있는 체육시설과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위락시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에 대해 청소년들의 시선은?
정말 유치해요. 한쪽에서 ‘박정희’ 구호하면 다른 한쪽에서 ‘문재인’구호하고. 이게 과연 국민을 대표해 우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라고 뽑아놓은 사람들의 수준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어른들 얘기로는 “그래도 예전처럼 주먹다짐하고 욕하며 싸우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그건 국회선진화법의 영향이라고 생각해요. 각 지역을 대표하고, 국민을 대표하는 의정기관의 의원으로써 품위를 지켰으면 좋겠어요. 또, 국민의 목소리보다는 본인이나 소속정당의 이익을 위한 행동들만 한다고 생각해요. 민생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정치가 됐으면 합니다.

정치인이 된다면 만들고 싶은 법이 있나?
정수훈 - 선거연령을 한 살 더 낮추고 싶어요. 고등학생들의 정책은 고등학생들이 직접 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장에서 느끼고 배운 점들을 활용해서 개선해야 할 방향을 설정 할 수 있도록 참여권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만드는 학교’를 위해 선거법 개정이 절실합니다.

또, 국회의원의 재선에 제한을 둬야 한다고 생각해요. 7선, 8선 의원직을 유지한다는 것은 이미 고인물이 됐다고 생각해요. 초심을 잃은 일꾼이 일을 잘 할 리가 없겠죠. 의석 당 초선의석수를 배정해서 의욕 넘치는 일꾼을 뽑고 재선을 제한해서 의욕 잃은 의원들은 쳐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배효열 - 국회의원소환제를 만들고 싶어요. 대통령이 잘못을 하면 탄핵 시킬 수 있지만 국회의원들은 일정 형량을 받아야만 의원직을 박탈 할 수 있죠. 그래서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생각과 함께 선거 때는 허리 숙이고 선거후에는 배 내밀고 다니는 뻔뻔한 의원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내가 뽑은 의원임에도 그들의 잘못을 바로 잡으려면 4년을 기다려야 하는 답답한 상황이 펼쳐지죠. 소환제를 도입해 국민들이 직접 따지고 물어야 ‘아 내가 이러다 큰일 나겠구나’ 하는 위기감을 느끼고 일을 열심히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