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마음을 열 수 있다면 저는 그저 기쁘죠”

대학 졸업반 최은지 양, 매일 광주 통학하며 짬짬이 봉사
아이들 방과 후 학습지도, 왕따 등 학폭 피해자 심리상담
[ 2020년 1월 3일 제251호 ]
노경선 기자l승인2020.01.03l수정2020.01.0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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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하면 떠오르는 선함과 깨끗함. 봉사활동에 따라오는 이미지는 그 단어 자체만으로도 평화로운 기운을 선물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에게는 봉사활동을 힘들고 어려운 일로 느껴진다.

매일 광주와 영암을 오가는 바쁜 대학생활과 아르바이트에도 불구하고 남는 시간 쪼개고 쪼개 기꺼이 아이들의 멘토가 되어주고 있는 최은지양을 만났다.

광주 송원대학교에서 청소년심리상담학을 전공하고 있는 최은지양은 지난 2018년 봄, 학과 필수 과정인 봉사활동을 계기로 영암청소년수련관과 인연을 맺었다.

봉사활동을 하며 아이들의 상처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됐다는 최은지양은 지금도 수련관을 찾아 아이들의 학습지도와 심리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최양은 “160시간의 학과 의무봉사활동을 위해 수련관을 찾았다가 아이들과 정이 들어 못 떠나고 있다”며 “아이들을 워낙 좋아하기도 해서 힘들다는 생각은 안한다. 오히려 아이들에게 에너지를 받고 있다”며 쑥스러운 웃음을 보였다.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에게 학교폭력을 당한 아픔이 있다는 최양은 법학을 전공하고 싶어 학창시절 법을 독학 하다가 수험생 시절 청소년심리상담으로 진로를 바꿨다.

“폭력을 가한 친구들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법 밖에 없다고 생각해 법학서적을 구해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상담이 더 필요하겠다고 느껴 진로를 변경했다”며 “어렸을 때 학폭피해로 상담을 받았지만 제대로 된 상담을 해준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들에게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기 편한 사람이 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자신과 같이 학교폭력 피해를 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유독 마음이 간다는 최양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심리상담기법 중 하나인 ‘푸드아트테라피’자격증도 취득했다.

“다문화 가정과 편부·편모가정의 많은 아이들이 왕따와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음식을 통해 심리치료를 하는 전문자격증을 땄다”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지만 푸드아트테라피를 하며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아이들을 보면 고생한 것보다 더 큰 행복을 보상으로 받는다”며 웃어보였다.

봉사활동이 자신을 버티게 해주는 원동력이라고 얘기하는 최은지 양. 학교와 아르바이트, 집을 오가는 틀에 박힌 생활에서 오는 피로감을 날려주는 즐거움이자 행복이라고 했다.

식당과 행사장, 주차요원 등 육체적으로 힘든 아르바이트에도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다.

“나에게 있어 긍정적 에너지는 봉사활동에서 오는 것 같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운동과 색칠공부를 하고 있지만 아이들과 웃으며 얘기하는 시간만큼 힐링 해주는 것은 없는 것 같다”며 “졸업을 앞둔 올해는 시간적 여유가 더 생길 것 같아 아이들과 한 발 더 가까워질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최은지 양은 봉사활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려워하는 이들에게 “청소년이나 어르신 등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는 한두 번 하는 이벤트가 아닌 꾸준한 봉사가 필요하다. 자주 얼굴보며 얘기하는 친구가 더 편하지 않겠나”라며 “기관·단체에서 날 받아줄지 고민하지 말고 먼저 다가갔으면 한다. 보상을 원하지 않는 순수한 마음이 있다면 어디라도 반갑게 맞아 줄 것이다”라고 봉사활동이 생활 속에 자리 잡은 문화가 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노경선 기자  demat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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