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할머니! 산타할머니!”

지난 20일 도포면의 한 시골마을의 어두운 골목길을 울리는 외침 소리에 50m 떨어진 골목 모퉁이에 숨어있던 산타복장을 한 중년의 여성이 빨간 선물주머니를 어깨에 메고 나타났다. 무표정이었던 아이의 표정이 갑자기 밝아졌다. 이날 산타할머니는 영암군의회 노영미 의원이 맡았다.

산타일행들이 미리 준비해간 음악 ‘울면 안돼’에 맞춰 율동이 펼쳐지고 이후 산타할머니의 빨간 보따리에 담겨져 있던 선물이 전달됐다. 조금은 낯선 산타할머니로부터 선물을 받아든 아이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어둠이 짙어진 저녁 무렵 찾아간 덕진면의 또 다른 가정집에서도 몰래 산타 일행의 목소리는 울려 퍼졌다. 이번에도 노영미 의원은 아이의 눈높이에서 엄마의 품처럼 따뜻하게 아이를 안아주고 선물을 전했으며 산타언니로 분한 영암여고 학생들은 자신들이 준비한 율동을 아이에게 선보이며 2019 성탄절을 앞두고 좋은 추억을 선사했다.

이날 도포면과 덕진면을 비롯해 11개 읍·면에 등장한 몰래 산타는 영암라이온스와 영암군4H연합회, 영암군지역자활센터, 영암경제발전협의회, 영암우리신문이 지역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준비한 ‘사랑의 산타’ 행사의 일환이었다. 여기에 영암여고 학생 30여명도 동참했다.

지역기관·사회단체 구성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선물을 사고 아이들을 찾아 직접 가정을 방문했다.

몰래산타들은 한 달 전부터 행사를 준비했다. 대상 가정을 찾고 아이들이 갖고 싶어 하는 선물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등의 철저한 사전 준비를 거쳤다. 또 영암여고 1·2학년 학생들은 바쁜 학업에도 불구하고 틈틈이 율동을 익혀 다소 밋밋할 수 있었던 사랑의 산타 행사에 활력을 불어 넣어줬다.

특히 이번 행사에 앞서 산타 일행들은 영암공공도서관에서부터 영암군청 앞까지 사랑의 산타 출정을 알리는 가두행진을 펼치며 더 많은 산타가 동참해 더 많은 아이들에게 사랑이 퍼지길 기원했다. 

이날 산타할머니로 분장한 노영미 의원은 “지역의 젊은 사람들이 힘을 모아 이렇게 뜻깊은 행사를 가진다는 것에 대해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 한다”며 “군의원이 아닌 지역의 군민으로서 이러한 행사에 동참한 것에 뜻깊게 생각하고 군의회 차원에서도 이러한 행사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봉사활동에 나선 영암여고 김효주 학생은 “선물은 우리가 줬지만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행복하다”며 “사랑의 산타 행사에 참여하길 정말 잘했다.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