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옥한 토양과 온화한 기후를 자양분으로 삼아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며 국내 무화과 시장에서 터줏대감 역할을 해왔던 영암의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한 난상토론의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0일 삼호종합문화체육센터 대강당에서 ‘영암무화과산업 발전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영암군의회가 주관해 열린 이번 행사에는 조정기 군의장과 우승희·이보라미 도의원 등 지역 기관단체장과 지역 무화과 재배농가 등 20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토론회는 김기천·고천수 의원이 의회를 대표해 토론자로 나섰고 행정에서는 영암군 친환경농업팀 박종호 원예특작팀장, 농업기술센터 강필원 경제작물팀장이, 농협에서는 삼호농협 황성오 조합장, 농가 대표로는 이원필 씨가 각각 토론자로 나서 무화과 산업 발전을 위한 각자의 생각을 발표했다.

유통분야 첫 토론자로 나선 김기천 의원은 ‘무화과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주제로 영암무화과 유통 전반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현재 농식품 소비 트렌드가 핵가족화, 1인가구, 노인인구의 증가로 10~20년전과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영암무화과의 유통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안으로 김 의원은 ▲고급화, 소량화, 간편화 등 소비자요구에 부응하는 유통전략 ▲무화과 장터를 통한 직거래장터 활성화 ▲생산자와 소비자를 바로 연결하는 체험프로그램 발굴 ▲무화과 융복합센터(무화과 테마파크) 설치 ▲공공급식 시장 개척할 상품 개발 ▲다른 농산물과의 콜라보 ▲통일된 부스와 형태의 길가 노점 운영 ▲대규모 축제보다는 맞춤형 작은 축제 개최 ▲무화과 친환경재배 확대 ▲다양한 무화과 품목 개발 등을 꼽았다.

이어 생산 분야에서는 고천수 의원이 토론자로 나와 무화과 생산에 있어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행정, 농가, 유통업자의 의식개선 요구했다.

고 의원은 현재 무화과 수확시기가 소비자가 아닌 유통업자들의 편의에 맞춰 생산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고 의원은 ▲현재 완숙도 70%수준에 납품되는 무화과를 90%까지 올려 판매 ▲NK비료 사용을 줄이고 맞춤형 비료 개발 ▲비가림시설 활용 ▲무화과 실명제 시행 등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영암군과 농협 측에서는 유통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무화과특구 지정에 따른 오해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특히 영암무화과는 80%가 노지재배가 되고 있는 탓에 날씨에 민감한데 반해 해남과 함평은 70%가량이 시설하우스 재배에 나서 날씨등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현재 시행되고 있는 병과수매가 당초 무화과 총채병과에 대한 지원사업이었으나 출하 무화과 중 비품을 선별해 병과수매로 출하는 탓에 무화과 수급조절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군에서는 내년부터 무화과 병과수매 방법을 개선해 농가별 무화과 재배 면적별 상한량을 두고 병과수매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