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영암문화재단 사무국장 김성식

문화라는 용어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한 사회의 개인이나 집단이 자연 상태를 변화시켜온 물질적 정신적 산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문화(culture)라는 용어는 식물을 경작하거나 재배를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즉, 문화란 자연 상태의 사물에 인간이 적용을 가하여 그것을 변화시키거나 새롭게 창조해낸 것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정치, 경제, 법과제도, 문학과 예술, 도덕, 종교, 풍속 등 모든 인간의 산물을 포함하며 인간이 발전하면서 이루어낸 모든 역사를 담고 있는 것이 문화라고 지칭한다.  

최근에는 문화와 관광을 같은 범주에 넣어 상호보완작용을 기대하는 추세이다. 흔히 문화(文化)하면 문학과 예술을 떠오르게 되는데 이는 문화의 잠재적인 내용이 글과 예술 분야로 표현하여 대중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라고 이해한다.

근대적 문화를 살펴보면 일제강점기에는 식민지배를 통해 근대화를 촉진시켰다고 왜곡하여 한민족의 자존감과 자부심을 상실하게 하는 문화정책에 주력하였다. 또한 조선시대부터 답습해온 유교적 규범인 충(忠)과 효(孝)를 강조하여 가부장적인 호주(戶主)에 대한 순종을 일본천황에 대한 복종으로 연결시키면서 내선일체(內鮮一體)를 표방하였다. (필자는 충과 효의 순기능을 악용한 일본제국주의가 나쁘다는 것이고 우리전통문화로 발전해 내려오는 충효사상은 지속적으로 계승발전 시켜야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말과 글을 없애고 창씨개명으로 우리의 혼을 빼앗고, 신사참배를 강요하는 문화사업에 치중하였으며 해방이후에도 이에 동조하는 일부세력이 토착왜구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문화는 6.25전쟁과 4.19의거, 5.16군사독재정권이후 민주화운동의 시련을 극복하면서 지속적인 양적성장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지만 우리의 고유의 전통문화와 특색 있는 지역문화의 질적인 발전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령화 및 인구감소로 이를 계승 발전시킬 사람이 없다고 한다.  

문화는 경제적인 관점으로 보면 즉시 효과를 나타낼 수 없지만 그의 정신적 무형의 효과는 인간 내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혹자는 문화예산을 인풋(input)과 아웃풋(output)을 기대하는 수학적 사고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병아리에게 먹이를 주면서 내일부터 달걀을 생산하기를 기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문화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식물의 생명의 원천이 되는 물과 같다. 물은 서서히 적당한량을  스며들게 해야 생존이 가능하지만 급격하게 많은 물을 투입하면 홍수로 인한 재앙을 불러와서 오히려 생명체를 파괴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어는 순간에 다문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한다. 최근 다문화가족이 35만 가구에 이르고 외국인 노동자도 100만 명이 활동하고 있어 우리사회가 다민족 사회로 들어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특히 농어촌지역에 다문화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문화 컨텐츠개발 등 심도있는 분석이나 대응은 미미한 실정이다.  

이제 우리는 다양화 문화를 흡수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데 기여하도록 페러다임의 전환을 통한 문화관광의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 나아가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최근에 지역문화진흥법이 제정되면서 생활문화지원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예술인에게 한정 되었던 문화사업지원이 문화소비자인 주민들의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생활 문화 까지 확장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특히 지역의 자연환경, 역사, 문화, 산업, 축제, 등 그 지역만이 가질 수 있는 정체성이 강한 문화예술 창작활동이 전문예술공간을 넘어서 일상의 문화 활동으로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고, 요리, 목공예 같이 다양한 형태로 상호 병존하면서 생활문화로 자리매김 하려는 추세가 보이고 있다.

우리 영암은 고대 마한문화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유구한 문화유산이 산재되어 있고 월출산등 산수가 수려한 아름다운 고장이다. 이러한 천혜의 문화관광유산을 권역별로 크러스터(cluster)화 하여 우리고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보고, 느끼고, 즐기고, 먹고, 자고 가는 특색과 테마가 어우러지는 문화관광의 플랫폼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 이다. 미래의 먹거리는 굴뚝산업보다 유럽국가처럼 주민참여형 문화관광 산업육성으로 가야한다.

이러한 문화관광은 지방행정의 관심과 예산 확보도 중요하지만 지역주민들이 적극적인 협력하에 향후 개발 방향과 비젼을 제시 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의 심포지움 또는 의견을 청취하여 문화의 플랫폼을 짜임새 있게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