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농민수당 도입 추진…논란의 불씨 ‘모락모락’

[2019년 10월 18일 / 제240호] 농민회, 행정 발의안 의결시 군수·군의원 ‘낙선운동’ 예고 / 제269회 임시회에서 심의·의결…군, 결과 따라 행정 처리 장정안 기자l승인2019.10.18l수정2019.10.2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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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기 위한 영암군 농민수당 조례가 제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농민들은 환영대신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영암군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개회한 제269회 영암군의회 임시회에서 영암군 농민수당 지원 조례안 심의·의결에 들어간다. 이번 의회에서는 지난 8월 영암군민 3275명의 서명을 받아 부의한 영암군 농민수당 주민조례안과 전남도 농어민수당과 궤를 같이하는 행정발의 조례안, 정의당 김기천 의원이 대표로 낸 의원발의 조례안 중 하나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농민회 등 농민단체에서는 이번 임시회를 앞두고 영암군청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농민회는 이번 임시회에 앞서 영암읍과 미암면, 시종면, 신북면 등 지역 읍·면을 찾아 농어민 공익수당 지급 시행지침 주민설명회를 열어왔다.
주민설명회에서 군은 회의에 참석한 이장단에게 농민수당이 아직 조례로 확정 않았다고 전제한 뒤 행정에서 발의한 ‘농어민 공익수당’에 관련해 설명했다. 다만, 주민발의안이나 의원발의안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특히 군은 행정발의안대로 조례가 진행될 경우 연간 69억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주민발의안대로 연간 120만원씩 지역의 전체 농업인에게 수당이 지급될 경우 연간 175억원이 필요한 상황으로 재정적 압박이 가중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농민수당이 행정 발의안대로 추진되는 듯한 모습을 비춰줬다.
더군다나 농어민 공익수당 지급신청서를 보면 ‘영암군 농어민 공익수당조례’ 제15조에 따라 농어민 공익수당 지급을 신청한다는 문구가 삽입돼 있어 사실상 행정발의안대로 농민수당이 확정시켜놓고 의회는 들러리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농민회는 행정이 농민들을 무시하고 심지어 영암군민의 대변자인 영암군의회를 무시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농민회는 주민발의를 부의한 후 올바른 농민수당 도입을 위해 행정과 의회에 협의를 통해 하나의 안을 만들어 가기 위한 논의를 꾸준히 요구해 왔으나 행정은 행정발의만을 고집하며 모든 논의를 거부한 채 예산타령만 하면서 일방적 행보를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주민발의안과 의원발의안, 행정발의안을 살펴보면 지급액에서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우선 지급대상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겠으나 주민발의안과 의원발의안은 여성농업인을 포함한 모든 농업인으로 지급액은 분기별로 30만원씩으로 되어 있으나 행정발의안은 농어업경영체 등록 경영주로 지급대상을 한정하고 지급금액은 연 60만원으로 한다는 계획으로 세 안이 큰 차이를 두고 있다.
농민회에서는 이를 두고 얼핏 보면 예산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다. 내년 영암군 농민수당이 경영주에게만 지급되면 66억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그 중 전남도 예산으로 26억4000만원, 군비로 약 40억 원 정도이다.
여성농민을 비롯한 모든 농민에게 농민수당을 같은 금액으로 지급하면 총예산은 96억, 군비는 70억원 정도 소요될 예정으로 실제 예산 차이는 30억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1500억원에 달하는 농업예산의 2%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 농민회 측의 주장이다.
이에 농민회에서는 행정이 추진하고 있는 농어민 수당은 국민들의 직접민주주의 실현하는 것을 막아 나선 반민주주의적인 행태라고 규탄하고 ▲영암군은 모든 농민에게 농민수당을 지급할 것 ▲영암군의회는 주민들의 요구가 담긴 주민조례안을 의결할 것 ▲영암군과 의회는 농민수당 단일안 마련을 위한 논의에 즉각 나설 것 등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에 나섰다.
농민회는 “영암군이 행정발의안 만을 강행하거나 영암군의회가 행정안이나 그와 유사한 안을 의결한다면 행정과 의회에 대한 규탄투쟁을 진행할 예정으로 최후의 보루로 2022년 지자체 선거에서 군수, 군의회 의원들의 낙선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행정의 입장은 막대한 예산 부담 대문에 지급 대상을 농민까지 확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영암군의 예산규모가 6000억원을 돌파했다고는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10% 안팎임을 감안할 때 자체수입은 600억원 수준으로 175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설사 175억여원을 투입하면 국비 매칭 사업 등은 모두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농민수당이 어떤 형태로 확정된 것은 아닌 상황에서 말하는 것은 오해를 불러 올 수 있다”며 “결국 결정은 의회에서 하는 것으로 지금 진행 중인 주민설명회는 조례 제정후 수당지급을 조속히 진행하고자 하는 것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장정안 기자  news@woori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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