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의 근본은 땅을 살리는 일부터…”

[2019년 7월 26일 / 제230호] 우리가 꿈꾸는 농업 - 영암군 친환경 농가를 찾아 <4> 박준영 기자l승인2019.07.26l수정2019.07.2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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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산면 용산마을 유기농 벼 재배 농가 황성주 씨
농부의 고집스런 신념으로 지켜온 유기농 농법 

“땅은 절대로 그냥 변하지 않는다. 이땅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은 부채 가득한 유산을 남기는 것과 같다”
친환경으로 벼농사를 짓고 있는 황성주 씨는 ‘유기농’, ‘친환경’이라는 말조차 낯설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유기농업을 고집스럽게 지켜왔다. 학산면 용산마을에서 15년 넘게 농사를 짓는 동안 강산도 한차례 옷을 바꿔 입었다. 농업, 어업, 식품산업 전반에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현재, 황성주 씨의 ‘땅을 살리는 농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군대에서 정훈장교였던 황씨가 영암에 정착한 것은 1980년대에 군대를 전역한 이후였다. 황씨는 “유기농업을 처음 시작했던 것은 아니었고 처음에는 저농약으로 시작했다”며 “친환경적으로 농사를 짓는다고 온갖 지원금이 나오는데 모두 컨설팅 업체에 가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씩 스스로 하다보니 유기농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됐다”고 밝혔다.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은 농작물이 뿌리내리는 땅과 물을 오염시키고, 종의 다양성은 물론 농부의 건강도 위협한다는 것이 황씨의 생각이다. 기존과 같은 농업 방식이라면 후대를 위한 건강한 땅은 물론 생물의 다양성을 남기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황씨는 “유기농이라고 하면 약을 치지 않으면서 농사를 짓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근본적으로 땅을 살리는 농업”이라고 강조했다.
유기농의 길은 쉽지 않았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니 잡초제거 등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인데다 물바구니, 벼멸구, 홍명나방 등 병충해 피해까지 겹치는 등의 어려움이 덮쳤다. 이는 농사도 전문적인 지식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가 됐다.
전남대와 순천대, 농촌기술원 등의 마이스터 교육에 참여하며 지식을 습득하고 수차례에 걸친 도전과 실험정신 끝에 자신만의 농법을 개발했다. 처음에는 황씨의 유기농법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던 지역주민들도 황씨처럼 관행농법에서 탈피해 유기농법으로 전환하는 등 기술 전파에 톡톡한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황씨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의 친환경농가들과는 달리 컨설팅 업체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를 심을 때부터 병해충 방제까지 황씨의 관여하지 않는 것이 없다. 유황과 자담오일 등을 첨가한 천연약재를 비롯해 은행과 멀구슬, 돼지감자, 자리공 등을 혼합해 만든 약재 등 다양한 약재들을 자신이 직접 만들어 친환경약재로 사용한다.
또 잡초약을 대신해 우렁이를 투입하는 것도 모자라 파종일부터 수확일, 농약과 비료 등 농자재는 물론 사용 날짜까지 꼼꼼하게 기록해가며 소비자 믿고 안심하고 먹을수 있는 먹을거리를 생산해나가면서 영암의 대표적인 강소농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황씨는 현재 농사를 짓고 있지만 첫째도 둘째도 신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벼만 유기농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유기농 농산물이 생산되는 터전이 땅에도 유기농 거름을 사용하면서 땅심을 키우고 이를 통해 건강한 농산물을 키워내고 소비자의 밥상으로 전달하기 까지 한 치의 거짓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직접 친환경적으로 키우는 50여 마리에서 나오는 우분을 밑거름삼아 땅의 힘을 키워준다. 이 과정에서 화학비료는 되도록 사용을 자제한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만의 ‘가치와 소신’을 지키며 살아온 결과 지역 친환경 단지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먹노린재 피해도 황씨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었다.
황씨는 “사람도 평소에 몸을 가꾸고 건강을 챙기면 병에 걸릴 확률이 줄 듯이 자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요즘은 첨단기계와 다양한 농약들의 개발로 농부가 가진 고유의 역할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항상 배우고 노력해야만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준영 기자  news@woori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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