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산물 이용한 착한 사회적 기업 ‘쿠키아’

기획취재
영암의 미래를 위한 혁신, 사회적경제에서 찾는다
농촌의 인구감소와 함께 찾아온 규모화된 기업형 농업의 대세, 또 대불산단의 대기업 중심의 노동 가치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영암군 역시 극심한 사회 양극화라는 우리 사회의 공통된 난제 속으로 던져 놓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균형발전의 방향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는 향후 계속될 지역의 과제일 것이다.
기회를 갖기조차 쉽지 않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제도적 보완, 이런 측면에서 사회적경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의나 개념, 사업모델 등에 대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취득하지 못한 까닭에 아직은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영암우리신문에서는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공공서비스와 삶의 질이 위축되고 있는 농촌현실에서 사회적 경제를 통한 지역활성화와 지속가능한 농촌사회 기반구축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로 농업과 치유, 돌봄, 일자리 창출을 연계해 지역공동체를 지키고 지역과 사람의 가치를 제고하고 있는 사회적 경제 사례를 5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 글 싣는 순서 >
1회 : 돌봄, 치유에서 일자리 창출까지 ‘꿈이 자라는 뜰’
2회 : 노점에서 대학으로 ‘와플대학 협동조합’
3회 : 몸과 사회에 건강한 과자를 생산하는 ‘쿠키아’
4회 : 사회적 기업으로 자라난 마을기업의 천국 전북 완주
5회 : 사회적 농업 가치 확산의선구자 영광 여민동락
6회 : 전국 최초의 작은영화관협동조합의 싹 틔운 전북 장수군

쿠키아는 두부로 만든 과자인 ‘뚜부과자’로 지난해 17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농기업이다. 2016년 전남지역 농협 하나로마트 3곳을 시작으로 지금은 납품하는 하나로마트만 전국에 137곳이나 된다. 최근엔 코스트코·홈플러스·이마트 등 다른 대형 유통업체에도 입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여수시 소라면 덕양리에 위치한 쿠키아는 두부과자 전문 제조업체로 지난 2008년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첫 출발했다. 당시 교원자격증을 가지고 있던 김 대표는 사회적 약자인 이주여성들의 권익 증진을 위해 여수, 순천, 광양 등 지역 내 이주 여성들을 대상으로 ‘잉글리시 쿠킹 키즈 교육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등 사회적 악재로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김명신 대표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교육 사업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요리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두부과자를 만들어 판매한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두부과자를 손으로 만드는 것과 기계로 대량생산을 하는 것은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또 일정한 맛을 유지하게 하는 데이터 구축의 어려움도 뒤따랐다.
김 대표는 대량생산을 위한 생산설비 구축 등을 위해 1년여 간 연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버려진 제품 폐기 비용만도 1억원에 달했다. 그렇게 수천 번의 실험과 노력을 기울여 ‘뚜부과자’가 탄생하게 됐다. 이 제품은 100% 국내산 콩으로 만든 두부를 35% 과자 속에 담아 영양가를 높였다. 특히 담백하면서도 아몬드의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게 뚜부과자를 만들어내면서 현재의 쿠키아를 소비자들에게 각인 시켰다.
주력제품인 ‘뚜부과자’는 여수에서 생산 재배된 콩만을 엄선해 제조된 두부만을 고집한다. 단순세척 방식을 거친 엄선된 재료들은 일정 혼합비율로 배합해 160도에서 약 10분간 튀겨진다.
이후 원적외선 오븐건조를 통해 유탕처리과정에서 발생되는 표면의 기름을 제거한 뒤 영하 5도 이하 냉각 건조를 거치면 ‘뚜부과자’가 탄생한다. 쿠키아의 제품들은 여수 콩으로 만든 두부가 무려 35%나 과자 속에 담겨 영양가가 높고 담백하면서 아몬드의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좋은 기름을 사용해 바삭한 식감을 자랑하는 ‘뚜부과자’는 100g에 2700원에 판매, 가격 또한 저렴하다.
임금님께 진상했다는 여수 돌산갓을 건조해 분말을 첨가한 갓 뚜부과자와 여수 5곡을 이용한 5곡 뚜부과자 또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두부과자 제조방법, 저당화발아기장을 사용한 두부과자 제조방법 등 다수의 특허공법을 이용해 빵처럼 과자를 만들어 단백질 함량이 타사 제품보다 높으며, HACCP시설과 함께 탄탄한 생산라인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기술력도 눈에 띈다.
위생적인 공정과정과 과학적인 식품관리체계로 제조된 쿠키아 생산품들은 GS홈쇼핑, 농협하나로마트, 이마트, 엔젤리너스, 코스트코, 홈플러스 등 국내 굴지의 유통업체에 납품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쿠키아는 지역 고용안정에도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정규직 10명에서 1년사이에 2배이상 고용인원을 확대 했으며 2016년 연매출 3억5000만원, 지난해 8억5000만원으로 연매출 10억원을 바라보는 어엿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가공사업을 통한 부가가치 향상과 유통비용 절감으로 농가 수취가격을 제고시킴과 동시에 지난해 기준 국산콩, 우리밀 등 국내산 농산물 약 36톤을 소비, 농가 소득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로 쿠키아는 2013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고 사회적기업 활성화 전국 네트워크의 우수 사회적기업상(노동부장관상)을 받았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농협중앙회로부터 6차 산업부문 농업인 생산기업 연도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2015년부터 지역내 장애인, 고령자 등 9700여명에게 두부과자 및 후원금을 지원하는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기부활동도 활발히 펼쳐나가고 있다.
김명신 대표는 “소비자들의 기호를 생각하는 제품 뿐만 아니라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건강에 최우선을 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앞으로 착한 가격으로 좋은 먹거리를 만들어 내는 데 앞장서고, 결혼이민자와 저소득층 등의 일자리 창출에도 노력해 사회적기업도 큰 기업으로 성장해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공동취재> 우용희 편집국장, 장정안 취재부장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