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이 보다 쉽게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지정한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이 정작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시간대에 진행돼 지역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4년 1월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융성위원회가 문화산업 활성화를 위해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에 영화·공연·전시·문화재 등 문화시설을 활인 또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시행하고 있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지역 다양한 곳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그동안 매달 이날 지속적으로 관련 행사를 개최해 각 지역별 문화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문화예술계는 평가하고 있지만, 군민 대다수가 수긍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문화생활에 적극적이더라도 생업을 제쳐두고 평일 낮에 열리는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대다수 군민들은 이날의 존재나 의의를 잘 알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26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신북면 복지회관에서 추억의 유랑극장 ‘토생외전’을 순회공연에 들어갔다. 오는 31일까지 이어지는 이 공연은 고전 토끼전을 각색한 세미 마당극 형식의 공연으로 색다른 공연이라는 평가이다. 이 공연은 26일 신북면, 27일 도포면, 28일 학산면, 31일 금정면의 일정으로 공연시간은 각각 오전 10시, 오전 10시 30분이다.
또 같은날 하정웅 미술관에서도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동양화가 설박 작가를 초청해 예술 인문학 강연을 개최했다. 이날 강연회에서는 염색한 한지를 활용한 작품세계 및 공간의 미학 작품제작 체험이 펼쳐졌다. 시간은 오전 3시부터 오후 5시까지였다.
두 프로그램은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열린 지역의 문화행사였다. 하지만 시간대만 놓고 보면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없는 시간대이다. 즉 일부 사람들만 즐길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인 셈으로 문화가 있는 날의 취지와는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문화콘텐츠 부족도 문제로 손꼽힌다. 콘텐츠가 부족하다보니 문화의 날 본래 대상인 공연·전시·영화에서 벗어난 행사도 고육지책으로 끼워놓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문화가 있는 날의 본래 취지는 국민이 일상에서 수준 높은 문화를 쉽게 접하게 하는 데 있지만 품격 높은 문화 콘텐츠는 물론이거니와 양적으로도 턱없이 부족하게 진행되면서 ‘앙꼬없는 찐빵’처럼 부실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지역 일각에서는 지역문화발전을 위해 특정 단체나 기관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지역문화예술에 더 과감한 투자를 함과 동시에 문화향유의 차별 해소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직장인은 “문화가 있는 날을 비롯해 지역 문화 콘텐츠들을 특정단체, 기관에 예산을 지원해 억지로 끼워넣기 식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보다는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문화적 향유가 피어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고집스럽게 평일 낮에만 행사를 진행함에 따라 영암에서 주말과 공휴일에 문화적 향수를 해소할 곳은 거의 없는 것도 주말에는 지역에 사람이 없는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