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째 바라만 보는 월출산, 멈춰선 지역발전

[2019년 4월 19일 / 제216호] 월출산, 국립공원 지정 31년차…매 선거때만 급조되는 발전 로드맵 / 관광객 88%가 당일치기…등산 목적 외 발길 머무를 콘텐츠 부족 우용희편집국장 · 장정안취재부장l승인2019.04.22l수정2019.06.0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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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국립공원은 지역(관광)발전의 걸림돌인가, 디딤돌인가

전남의 대표적 국립공원인 월출산은 영암군민들에게 관광산업화라는 측면에서 화려함과 빈곤함을 함께 가진 동전의 양면과 같은 존재다. 월출산의 수려한 자연환경에 더해 결코 녹록치 않은 등반코스의 완주를 꿈꾸는 수많은 등산애호가들이 이곳을 찾지만 영암군이 목표로 하는 사계절 관광과는 좀처럼 거리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국내 다양한 국립공원의 사례를 찾아 월출산을 통한 영암군민들에게 오랜 목마름인 지역발전의 활성화에 대한 현실과 전망을 7차례에 걸쳐 알아본다.

< 글 싣는 순서 >
1회 : 30년째 바라만 보는 월출산, 멈춰선 지역발전
2회 : 눈·탄광·동굴 등 자연을 담아낸 ‘태백산’
3회 : 천혜의 환경, 구례군 콘텐츠가 주목되는 ‘지리산’  
4회 : 군사시설을 주민 품으로…서울 속 힐링여행지 ‘북한산’
5회 : 대기업 공룡이 삼켜버린…무주 ‘덕유산’ 
6회 : 생태관광 및 교육의 명소로 발돋움한 ‘변산반도’ 
7회 : 영암미래 30년 고민해야 하는 월출산 ‘발전 방향’

 

30년째 바라만 보는 월출산, 멈춰선 지역발전

우리나라에 국립공원 제도가 도입된 지 올해로 50주년을 맞는다. 1967년 국립공원 제도가 처음 도입돼 제1호로 지리산국립공원이 탄생했다. 올해가 50년이 되는 해다. 월출산은 1988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됐고 지난해 30주년을 맞았다.
월출산은 예부터 ‘호남의 금강’이라 불리며 지리산, 내장산 등과 함께 호남 5대 명산으로 꼽혔다. ‘가을 단풍’으로 붉은빛 황홀경을 연출하는 내장산이나 지리산과는 달리 계절적 요소는 부족하지만, 수많은 기암괴석이 만들어내는 웅장한 자태는 전남을 넘어 전국에서도 손꼽힐 만큼 아름다움을 지녀 수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하지만 등산 차 월출산을 찾는 관광객들과 연중 월출산을 지척에 두고 바라보는 영암군민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연중 관광객 50만명 중 88%가 당일 코스에 편중돼 있어 지역발전 또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산업적 측면에서의 수익성은 낮기 때문이다.
주말만 되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등산객들로 월출산 주변 주차장은 북적이는데 반해 영암읍 시가지는 한산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영암군민들은 월출산이 지난 198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자연공원법’에 묶여 제대로 된 재산권 행사 등 개발행위를 하지 못했었지만, 지역의 발전을 위한 견인차가 되리라는 믿음으로 30여년을 기다려왔다.
여전히 전국의 유명 관광지가 소재한 지역처럼 월출산이 지역경제의 큰 축이 돼 선도하는 모습을 바라고 있지만, 지역 발전과는 동떨어진 채 우뚝 솟아있는 월출산은 일부 군민들에게 계륵(鷄肋])처럼 느껴지는 측면도 없지 않다. 
이렇다 보니 월출산은 여느 관광지처럼 바가지요금이라든지 난잡한 상행위들로 인한 민원조차도 없다. 상권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못한 이유이다.
영암군이 그동안 지방선거의 고정 공약처럼 굳어졌던 ‘월출산 사계절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적잖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공원 내 개발가치가 있는 부지의 51%가 국유지이고 사유지가 43%(사찰 소유 6.8%)에 이르는 토지소유권 문제와 환경보전이 절대 우선이라는 ‘자연공원법’ 때문에 개발의 적극성은 공원 주변만 맴돌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자연공원법에 의해 말뚝 하나 박으려 해도 복잡하고 까다로운 변경절차를 거쳐야 한다. 자연풍광을 보호하고 이용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함이지만 이같은 법령이 현재의 시대에는 지역 주민들의 생계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다고 있다는 지적도 여기에서 나오고 있다.
이같은 문제는 지난 2017년 사단법인 한국국립공원진흥회가 주최한 탐방 문화개선 세미나에서도 여실하게 나타난다. 당시 ‘월출산국립공원과 지역사회의 상생에 대한 고찰’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대구대학교 이주희 교수는 월출산 탐방이용행태 분석을 통해 국립공원 전체나 산악형 국립공원에 비해 가족동반이 약 20% 가량 적고 혼자 오는 탐방객이 10% 이상 높다고 발표했다.
또 체류기간은 당일이 전체의 88%를 차지한데 반해 1박2일은 10.9%, 2박3일은 0.7%, 3박4일은 0.4%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 방문목적에서도 등산이 76.2%로 경관감상(23.8%), 사진촬영(17.8%), 사찰관람(14.6%)과는 차이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이유에 대해 공원인근 숙박업소가 태부족하고 월출산이 산악형인데 반해 이동소요시간은 타 국립공원보다 짧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즉, 등산하기에는 적합하나 관광객들의 볼거리를 제공할 만한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문제에 대해 인식은 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해결방안을 여전히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앞서 밝혔듯이 선거 때만 되면 월출산이 마치 지역에 황금알을 가져다주는 거위가 될 것이라고 군민들에게 장밋빛 기대감을 심어 주지만, 실상은 송곳 하나 꽂을 수 없는 현실에서 공염불만 읊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월출산국립공원과 지역사회가 상생협력 해 나갈 수 있는 장기적인 지역발전 플랜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관광지를 살리기 위해 공원의 본질적인 의미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보존과 이용의 두 측면을 현실에 맞춰 뜯어보자는 의견이 점차적으로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최근 들어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국립공원 지정을 요청하는 것은 국립공원 지정으로 난개발을 막고 생태관광 등을 추진하는 것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쪽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까운 신안갯벌과 무안갯벌이 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의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도 이같은 의견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국립공원은 자연과 삶의 합리적 공생을 추구하는 것으로 자연만 무조건 보존하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자연을 훼손하는 것도 아니다”며 “국립공원은 그 지역의 뛰어난 자연환경이 국가 차원에서 공인받는다는 뜻으로 이를 활용한 획기적인 문화적 콘텐츠를 잘 활용한다면 지역발전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라 활성화 시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우용희편집국장 · 장정안취재부장  news@woori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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