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초등생’ 만학 꿈 이룰 첫 걸음

[2019년 4월 12일 / 제215호] 초등학력인정반 도전하는 10명의 할머니 초등생들 / 늦었지만 배움의 열의는 ‘가득’…“졸업장 딸 때까지” 장정안 기자l승인2019.04.12l수정2019.04.1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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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ㄴ, ㄷ, ㄹ…”
지난 10일 영암군종합사회복지관 2층 204호 교실에서 한글 공부가 한창이다. 박금배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백발이 성성한 10명의 만학도들이 서투르지만 정성스럽게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가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 2월 군이 전라남도교육청에서 주관한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 지정 신청에 응모해 초등1·2학년 수준의 초등 1단계 과정에 참여를 신청한 ‘할머니 초등생’들이다. 교실 학생들의 평균연령은 65.7세로 적게는 54세에서부터 많게는 77세까지 다양하다.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할머니들은 기대에 찬 모습으로 수업에 집중했다.
수업에 나서는 선생님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놓칠새라 몇 번이고 다시 써보고 확인하고 물어본다. 공부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금요일 주 3회 열리는 교육에 참여하고자 집안일에서부터 농사일까지 모든 일을 접은 채 숙제로 내준 한글을 잘 외워보려고 새벽까지 달력 뒷면에 글씨 연습을 했다는 한 어르신은 어렸을 때 너무나 하고 싶던 공부를 지금이라도 마음껏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활짝 웃었다.
몇몇 어르신들은 각 지역에서 운영되는 문해학교에서 한글과 기본셈 정도는 이미 마스터 했지만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신청한 어르신부터 한글을 배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들에게 편지를 써주고 싶어 신청을 한 어르신까지 사연도 다양하다.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배우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1,2,3단계 3년 과정을 모두 마치면 별도의 검정고시 없이 전남도교육감 명의의 초등학력 인정서를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반장 김영순 할머니는 “5남매 자녀들을 모두 대학까지 가르쳤지만 정작 나는 배우지 못해 이름 석자도 쓰지 못하는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며 “남은 평생 열심히 배우고 익혀서 초등학교 뿐만 아니라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장정안 기자  news@woori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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