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한 광주·전남지역 일제 노무동원 피해자 집단소송이 크게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접수와 참여 방법을 묻는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광주시청 1층 민원실에서 집단소송 소송인단 신청 접수를 진행 중인 가운데, 27일까지 피해자와 유족들이 소송 참여에 필요한 서류들을 구비해 현장에서 접수를 완료한 건수가 총 123건으로 집계됐다. 
광주시청 접수처와 시민모임 사무실로 쉴 새 없이 걸려온 소송 문의 전화를 비롯해, 현장을 찾아 소송 참여 방법을 묻거나 필요한 서류를 갖추지 않아 되돌아간 것을 포함하면 접수처의 문을 두드린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
영암 지역 피해자 및 유족들 역시 접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모임 관계자에 따르면 “영암에서도 문의 전화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으며 접수 완료된 건은 3일 동안 총 2~3건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접수처와 시민모임 사무실에는 피해자와 유족들의 가슴시린 사연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 유족은 장손인 큰아버지가 일본에 끌려가 현지에서 행방불명돼 소식도 없자 나중에 큰아버지 호적에 양자로 입적하게 된 기구한 가족 내력을 토해냈다. 이 유족은 “큰아버지가 고을에서 촉망도 받고 산속에서 아이들을 위해 공부를 가르치다 어느 날 갑자기 헌병한테 끌려 나간 뒤 소식이 끊어졌다. 여태 사망신고조차 하지 못하고 행방불명자로 있다”면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날까지 나중에라도 경제적으로 풀리면 아버지 사망신고도 하고 한이라도 풀어달라고 했던 말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의자 중에는 군인으로 끌려가 이번 소송에 합류하기 어렵거나, 미처 정부로부터 피해자 확인을 받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다.
한 유족은 “아버지가 군인으로 끌려가 고생하다 오셨는데, 우리 같은 사람은 소송에 참여할 수 없느냐”고 아쉬워했고, 이상남씨는 “아버지가 탄광에 끌려가 2년간 고생하다 와 일찍 돌아가셨는데, 바쁘게 살다보니 노무현 정부에서 피해자 신고를 받고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는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민변 광주전남지부와 시민모임은 광주시청 1층 민원실에 접수창구(☎062-365-0815)를 마련해 다음달 5일까지 신청서류를 받는다. 신청대상은 국무총리 산하 ‘대일항쟁기강제동원지원위원회’로부터 피해자로 심의·확정된 노무동원 피해자와 유족으로, 2019년 3월 현재 광주·전남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사람이다. 일본 기업을 상대로 별도 소송을 진행 중에 있는 원고나 군인·군속·학도병 동원 피해자는 제외된다.
소송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지원과(☎02-2195-2300)’로부터 강제동원 피해심의 결정통지서,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위로금 등 지급결정서 1통과,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를 1통씩 준비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