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국기법’에 의해 조기(弔旗)를 게양해야하는 현충일인 6일. 영암군청(왼쪽)과 영암경찰서(가운데), 파출소, 영암초등학교만 조기 게양을 지키고 있었으며, 영암군보훈회관(오른쪽)을 비롯해 대다수가 태극기의 조기게양에 참여하지 않았다.

6월을 ‘호국보훈의 달’이라고 한다.
국가를 위해 희생했던 선열들을 기리며 그 공훈에 보답한다는 의미로 작은 행동에서부터 애국을 실천하는 기간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현충일이 있다.
지난 6일은 60번째 맞이한 현충일이었지만, 메르스로 인한 국가적 비상시국으로 현충일 기념식 또한 축소 진행됐다.

조기(弔旗)는 거리 게양하지 않는다

현충일 아침, 국경일임에도 거리에 태극기가 걸리지 않았다는 한 주민의 제보가 왔다. 언뜻 주장이 타당해 보이지만, 이는 조기(弔旗)는 거리에 걸지 않는다는 규정을 알지 못한 까닭이다. 정확히 다시 확인하자면 ‘국기의 게양·관리 및 선양에 관한 규정’에 의해 ‘가로기와 차량기는 원칙적으로 국경일 등에 게양하고 조기 게양일에는 게양하지 않는다. 다만, 국립현충원 등 추모행사장 주변 도로나 추모행사용 차량에는 조기를 게양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즉, 태극기가 거리에 게양되는 날은 국경일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국경일’(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과 국군의 날, 그 밖에 정부가 지정한 날 또는 기간 등이다.
 

영암지역 국기 게양 참여 저조
대다수 기관들 조기게양 지키지 않아
국기 게양 실태, 전반적인 검토 필요

규정에 따라 거리 게양이 없어서인지, 현충일인 6일 지역의 가정과 공동주택에서도 태극기를 게양한 곳이 찾기 어려웠다. 홍보가 이뤄지지 않아 각 가정의 태극기 게양을 유도하고 당부하지도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현충일에는 태극기를 조기(弔旗) 게양함에도 불구하고 영암읍을 기준으로 영암군청, 영암경찰서, 파출소, 영암초등학교만 조기 게양을 지켰던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는 현충일과 가장 관련 깊은 보훈단체들의 영암군보훈회관을 비롯해 영암군청사 내의 영암군의회, 영암 교육을 이끄는 영암교육지원청 등 각급 기관 단체들의 국기게양대에서는 조기 게양이 지켜지지 않았다.
국기의 제작·게양 및 관리 등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대한민국국기법’이라는 법에 의해 규정되어 있다. 여기에는 정부투자기관과 정부산하기관, 그 밖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관·법인 또는 단체가 ‘대한민국국기법’을 따라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 ‘대한민국국기법’ 제9조 1항에 따르면 ‘현충일·국가장기간 등 조의를 표하는 날’에는 조기를 게양해야 한다고 정해져 있다.
법으로 규정된 사항이기 때문에 단순히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아쉬움이 많다.
실제로 현충일 당일 조기 게양이 지켜지지 않음에 따른 지적도 잇따랐다. “아이들 교육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태극기를 게양한 가정이 거의 없다. 홍보가 부족하다”, “기관·단체들이 앞장서 지역사회의 수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역민들의 하소연이다.
또, 게양대가 3개인 경우 태극기를 맨 중앙에 게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단체의 경우는 국기와 다른 기의 게양방법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의 개정으로 연중무휴 24시간 국기를 게양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많은 기관·단체들이 거의 태극기를 게양한 채 방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기관·단체가 솔선수범해
자발적 애국심 고취시켜야

해마다 6월이면 각급 학교에서는 호국보훈의 달이라며 탈북주민을 비롯하여 관변단체·보수단체의 관계자들을 초청해 통일안보 교육을 한다. 애국을 강요하고 반공을 세뇌하는 것에 앞서 지역민과 학생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줘 스스로 애국정신을 깨우치고 안보의 중요성, 통일에 대한 염원을 갖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국기 게양에 대한 법 규정을 지키는 작은 것에서부터 관련 기관과 관계자들이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임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