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서면에서 대추토마토를 생산하는 하영이네농장 정석산 대표는 지역을 넘어 광주원예농협 공판장에서도 손꼽히는 농가이다.
귀농 전 경기도 성남에서 요식업계에 종사했던 정 대표는 갑작스럽게 아버지를 따라 지난 2011년 귀농을 한 것을 계기로 이제는 자신만의 맛있는 대추토마토를 체계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4년 전 도포면 자신의 하우스에 수경재배 시스템을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군서면와 도포면에 3400여평의 하우스를 운영하면서 안정적인 농가 소득을 올리고 있는 정 대표의 첫 마디는 “수익적인 측면에서는 월급쟁이보다는 낫지만 무조건 잘될 것이라는 기대로 귀농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 대표의 이러한 말 뒤편에는 참혹한 실패가 있었기 때문이다. 귀농 초기 정 대표가 뛰어든 작목은 대추방울토마토가 아니라 영암의 특화작목인 무화과였다. 농사에 ‘농’자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지역의 한 농장에서 2~3개월가량 농사기술을 배운 뒤 곧바로 농사로 뛰어든 정 대표에게 실패는 너무나 당연했다.
여기에 2012년 볼라벤이 정 대표와 가족들의 유일한 생계수단이었던 하우스를 풍비박산을 내놓으면서 초보 농사꾼에게는 너무나 참혹한 실패를 안겨줬다. 삶의 터전을 잃은 탓에 1년 수입이 100만원 남짓한 상황까지 내몰리기도 했다.
이에 정 대표는 일당직으로 벼농사 품앗이를 다니며 재기를 꿈꿨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대추방울토마토와 인연을 맺게 됐다. 타 작목에 비해 비교적 재배가 쉽다는 주위의 권유 때문이었다. 그리고 당시 신품종이었던 베타티니를 선택했다. 병충해에 강하고, 수확량이 많으며, 당도가 높기 때문이었다.
처참한 실패를 맛봤던 무화과 농사보다 쉽기는 했지만 또 다시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 정 대표는 절박한 심정으로 부인 김선옥 씨와 함께 쉼 없이 농사에 매진했다. 하지만 유통이 쉽지 않았다. 수확을 해도 팔 곳이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이에 지인들을 위주로 직거래를 해가며 판매처를 확보해갔다. 그러는 동안 자신만의 재배기술도 차츰 확립해감과 동시에 시설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정 대표는 현재까지도 수익금의 50%를 시설투자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단동하우스에서 시작했던 토마토 농사가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정 대표는 광주원예농협 공판장으로 생산량의 전량을 납품했다. 처음에는 품질이나 가격에서 인정을 받기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대표는 공판장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오로지 한 우물만 팠다. 약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공판장에서 정 대표의 방울토마토는 최고 상품이 됐다. 다른 농가보다 평가가 좋다. 정석산 표 방울토마토는 믿을만하다는 신뢰가 쌓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 2년 전 판매실적 및 품질에서 1위를 차지해 상을 받기도 했다.
정 대표는 또 다른 준비를 하고 있다. 바로 내년부터 스마트팜에 도전하는 것이 그것이다. 지금 현재에도 충분히 안정적인 소득을 내고 있지만 보다 전문적인 농법으로 좀 더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싶은 정 대표의 바람 때문이다.
정석산 대표는 “주위에 도움이 없었다면 이만큼의 성과를 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종종 농사비법을 묻는 분들이 있는데 제 농사의 비법은 농작물은 제가 준 만큼 보상도 따라온다고 생각해 농작물 재배환경에 좋은 시설과 재배기술을 접목해 하는 것이 좋은 결과로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