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면민들 악취로부터의 해방…“5부능선 넘었다”

[2018년 12월 14일 / 199회] 영암군·시종악취비대위 합심…악취업체에 항소심도 ‘승소’ / 비대위, 4년간 감시 활동으로 불법 고발…행정은 강력처벌 장정안 기자l승인2018.12.14l수정2018.12.1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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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토록 지역민들에게 악취로 고통을 준 업체의 A이사에 대한 항소심이 열렸던 지난 12일. 광주고등법원 앞에서 6명의 주민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악수를 나눴다.
이들은 시종면 악취추방 비대위의 정운갑 위원장과 강명구 사무국장을 비롯한 위원회 소속 주민들이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법원까지 가야할지도 모를 일이지만 만으로 4년여 간 지루하게 끌어왔던 악취문제에 대한 소기의 성과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서로를 격려하는 것은 당연했다.
농사밖에 몰랐던 농민들이 악취비대위를 구성하고 업체 측과 법정싸움까지 진행하게 된 첫 시발점은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98년 동물성 잔재물 유기성 오니를 처리하는 씨알유기농영농조합이 설립되면서 시작된 악취문제는 10년 뒤인 지난 2008년 음식물쓰레기, 식물성 잔재물을 처리하는 (유)호남자원개발이 신규로 설립되면서 지역의 화두로 떠올랐다.
두 개의 폐기물 업체에서 내품는 악취와 막무가내 식 운영으로 인해 주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악연은 시작됐다. 2014년 악취추방비상대책위가 구성되면서 업체와의 본격적인 싸움은 시작됐다.
비대위 측은 시종면 내 악취발생 업체 중 하나인 호남자원의 인허가 관련 서류를 검토하던 중 씨알과 호남의 두 개 업체가 하나의 공장부지로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씨알의 경우에는 동물성 폐기물을 원료로 퇴비를 생산하고 호남자원의 경우에는 음식물쓰레기를 원료로 식물성퇴비를 생산한다. 한마디로 각자 다른 종류의 퇴비를 생산하는 업체 두 개가 같은 공정라인에서 다른 이름을 걸고 생산되고 있는 셈이었다.
행정에서 찾지 못했던 불법적인 영업행위를 환경법이나 관련 법령을 전혀 알지 못했던 주민들의 힘으로 찾아낸 것이다. 이 뿐만 아니다. 폐기물 야적과정에서 흘러나온 침출수 문제, 영업정지 기간 중 불법적으로 영업한 사실 등을 찾아 행정에 고발하는 등 조직적인 활동을 펼치며 업체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비대위와 발맞춰 행정에서도 신속하고 발 빠른 행정조치로 업체를 옥죄여갔다. 지난 2014년 10월 19일 호남자원에서 50ℓ의 침출수가 유출된 것을 두고 행정조치를 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 8월 1일부터 13일까지 씨알에서 변경허가 없이 영업허가 대상이 아닌 음식물 폐기물을 43만2530㎏을 처리한 것을 적발해 영업정지 조치했고, 올 3월에도 호남자원재생에서 처리되어야 할 음식물페기물을 씨알에서 무단으로 처리한 것을 적발해 행정처분하는 등 4년여간 100여건을 적발하고 사안에 따라 영업정지처분을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취업체의 불법행위는 쉽게 잠잠해지지 않았다. 군의 행정처분에 대해서는 무시하기 일쑤였고 주민들의 민원은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이에 비대위에서는 마한축제와 같은 지역의 큰 행사가 있을 때에는 별도의 부스를 운영해 주민들의 탄원서를 받으며 주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적당히 업체와 합의해 보상금이라도 받아야 된다는 회유도 있었다. 하지만 악취업체가 사라져야만 지긋지긋한 악취와의 전쟁이 끝난다는 점을 가슴 속에 새긴 비대위의 입장은 강경했다.
비대위의 분명한 입장과 노력으로 인해 동참하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많은 주민들은 비대위의 활동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 결과 행정소송에서는 씨알유기농영농조합의 허가 취소가 정당하다는 재판부의 판단을 이끌어냈고, 형사소송에서는 업체 A이사가 항소심에서 1년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바로 호남자원재생과 씨알이 20여년 동안 지역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땅을 임대해준 양돈업체가 땅을 재임차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개인 재산에 대한 사항인 탓에 위법한 행위를 적발하고 대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비대위 강명구 사무국장은 “오늘 재판 결과는 영암군의 승리이자 주민들이 이끌어낸 승리이다”며 “이제 5부능선을 넘었다고 생각하고 악취업체가 지역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주민들의 힘을 모으고 감시의 눈을 더 밝히겠다”고 밝혔다.
군관계자는 “행정만의 힘만으로 이 같은 결과를 도출하기 힘들었을 것이다”며 “행정을 믿고 함께해준 주민들이 함께 했기에 가능했고 앞으로도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환경민원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정안 기자  news@woori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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