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간 온정의 상징인 연말 불우이웃 성금 모금에 대한 불평·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영암군은 성금 모금에 강제성은 없다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장 등이 돌아다니며 기부를 독촉하고 있어 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영암읍에서 상가를 운영하고 있는 A씨의 점포에 마을 이장이 방문했다. 해당 이장은 사용처나 전달 기관에 대한 설명도 없이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모금하는데 도와달라”며 “군에서 할당이 내려와서 모금을 하고 있다”고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A씨는 1만원을 기부했으나 어느 기관에 전달될 예정이라는 설명조차 없이 무작정 돈을 내라고 하니 기부하고도 찝찝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현장에 투입된 이장들도 불만이다. 한 이장은 “연말이면 각종 성금액 모금 부담이 크다”며 “작은 마을의 경우 연로하고 혼자 사는 노인들이 많은데 그곳에서 성금을 모금하기가 어려워 이장인 내가 부족한 금액을 채워 넣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년 보건복지부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연말이웃돕기 성금 목표액을 내려오고, 각 읍·면에서 세대수를 기준으로 목표액을 배분해 오고 있다. 또 이렇게 모아진 성금은 목표액이 달성되면 일정 퍼센트가 가산돼 다시 지자체로 지원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실제로 올해 영암군 기탁 예상액은 2억9200만원으로 이중 읍·면 예상액은 1억3200여만원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삼호읍이 5121만7500원으로 가장 많고 영암읍이 2093만2500원, 시종면 935만7500원, 신북면 904만원 순으로 인구로 따지면 1인당 2500원 정도이다.
이에 대해 군은 강제성은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이러한 문제가 지적되면서 각 읍·면별로 기탁 예상액과 취지를 설명하고 홍보 및 독려할 것을 주문했으나 절대 강제적으로 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고 해명했다.
특히 성금을 모금할 때면 담당공무원들은 어김없이 업무를 내팽개치고 며칠씩 성금모금에 매달려야 하는 불상사도 낳고 있는 상황이다.
모금을 관할하는 지자체나 모금에 나서는 이장, 성금을 내는 주민 모두 불만인 셈이다.
주민들은 “성금 모금이 실제 도움을 받아야 할 저소득층에까지 되레 손을 벌리게 하는 것이 정상적인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영암의 경우 자연부락이 광범위 한데다 독거 노인 인구가 많아 성금을 모금하는 방법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 자발적인 불우이웃돕기 성금 모금이 되어야 하지만 실제는 주변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폐단이 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제도의 개선을 통한 실질적인 성금 모금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