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농사 지어 전부 기름 값으로 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종면에서 시설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A씨의 말이다. 지난 11일 오후 시종면에 위치한 한 하우스에서 만난 농민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한파로 24시간 가동 중인 난방용품에 들어가는 기름값 때문이다.
한 달 평균 비닐하우스 한 동당 약 800ℓ의 등유를 사용하는 A씨로서는 등유가격 상승이 달갑지 않다. 한 겨울에도 비닐하우스 실내온도를 20도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데 반해 겨울작물 단가가 낮아 수익이 줄어들 상황이다.
A씨는 “올해 등유값이 올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지난 겨울에도 기름 값으로만 1000만원가량 썼는데 올해에는 20%가량 더 들어갈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농민들의 주름이 깊어지는데는 정부가 시행한 유류세 인하 정책에서 대표 난방유인 등유가 빠졌기 때문이다. 유가정보서비스 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11일 기준으로 지역 주유소에 판매하는 실내등유 가격은 ℓ당 894원~1100원으로 농가들이 많이 사용하는 면세유는 ℓ당 792원~84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ℓ당 평균 843원에 비해 많게는 20%가량이 높은 가격이다. 등유가격이 높아지면서 등유를 사용하는 지역 시설원예농가와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은 지역의 특성상 일반 서민들의 난방비용도 부담이다.
최근 보일러에 사용할 등유를 넣은 B씨는 영수증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16만원 가량이면 한 드럼을 구매를 했는데 올해에는 20만원의 기름 값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지역주민 B씨는 “올 겨울이 지난해보다 더 추울 것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벌써 난방비때문에 걱정이다”며 “지금도 날씨가 쌀쌀하고 집에 아이들도 있어 보일러를 켜야 하지만 솔직히 엄두가 나질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