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암군농민회장 한 봉 호

“완전 껌값이네..”
지금까지 껌값은 싸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었다. 하지만 이제 껌값보다 훨씬 싼 아니 절반도 되지 않는 것이 있으니 수 천년동안 우리의 주식이 되어 온 쌀값이다.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1.8kg이다. (2017년 양곡소비량조사보고서) 일반가정 뿐만 아니라 식당, 공장, 회사, 학교, 군대 급식 등을 다 합친 숫자이다.
2018년 12월 현재 쌀값 193,000원/80kg으로 환산하면 1인당 일 년에 148,000원, 한 달에 약 12,000원꼴이다. 웬만한 식당에서 삼겹살 1인분(150g)이 12,000원이다. 한 달 내 먹는 밥값이 삼겹살 1인분 가격인 것이다. 산지 쌀값이 폭락했던 2년 전에는 8,000원이었다.
지난 12월 1일 농민들은 새벽밥을 지어먹고 좁은 관광버스에 의지해 천리길을 달려 여의도 차가운 아스팔트에 섰다.
“쌀값은 농민 목숨 값이다. 밥 한 공기 300원 보장하라”
그동안 국회의원도 만났고 도지사도 만났다. 군수에게 사정도 하고 군의원에게 호소도 하였다. 하나같이 자기도 농민의 자식이라면서 동의한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농민들의 요구가 실현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와 여당인 민주당은 19만 6천원이라는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아니 목표 가격을 이참에 없애고 변동직불제까지 없애려고 하고 있다. 소득 보전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밥 한 공기 300원이면 1인당 연간 쌀값이 185,400원이다. 한 달에 15,450원이다. 지금보다 한 달에 3,450원 더 지불하는 것이 그리 큰 문제인가? 커피전문점에서 마시는 커피값 보다도 싼데….
쌀 목표가격 결정이 임박했다. 지금 결정하면 앞으로 5년간 그 가격이 유지된다.
정치인들은 당리당략에 따라 적당히 양보하고 적당히 타협하면서 농민들의 목숨에 값을 매길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따뜻한 여의도 의사당에서 연봉을 2천만원이나 셀프로 인상했다고 한다.
농민들은 칼바람 부는 여의도 도로변에서 밥 한 공기 300원 보장하라며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농민의 자식들’이 ‘부모의 목숨값’을 어떻게 결정할지 두고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