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학(見學)’. 국어사전에 풀이된 의미 그대로 ‘어떤 장소를 직접 방문해 그곳에서 관련된 구체적인 지식을 배우는 일’이다.
이런 맥락에서 큰돈과 많은 시간을 들여 외국에 나가 무엇을 배우려는 ‘해외 선진지 견학’이 알차야 하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혈세로 외유하는 국회의원, 민생은 나몰라라’, ‘OO군의회, 외유성 해외연수에 나서 눈총’, ‘OO도 시군의회 의장들, 호화성 국외연수 추진해 예산 낭비’ 언론에 심심찮게 오르내리는 말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이 같은 지적을 받는 당사자들에게 따가운 시선을 보낸다. 지역의 민간사회단체들의 현실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김기천 군의원이 제공한 지난 2014부터 2018년까지 최근 4년간 민간인 국외연수 현황에 따르면 지역 사회단체 관계자 4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같은 기간 3회 이상 해외연수를 다녀온 사회단체관계자는 13명, 4차례 다녀온 수는 4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농업관련 단체 소속 A씨는 선도농업인으로 선정돼 2014년부터 필리핀, 농업인단체로 2015년 일본, 올해에는 일본을 다녀왔다. 지난해에는 영암군과 자매결연 도시인 중국 후저우시교류 차원으로 해외 견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또 다른 사회단체 소속 B씨는 농업인단체로 지난 2014년 8월 일본을 다녀온데 이어 같은해 10월에도 다른 사회단체 소속으로 일본을 다녀오는 등 같은 해에만 2번을 갔다 오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해외 견학이 과연 얼마나 실효성이 높은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일각에서 “말이 좋아서 선진지 견학이지, 실제로는 놀러가는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들 사회단체들이 가는 곳들 중 상당수가 베트남이나 필리핀, 중국 등지로 농업 분야로 보면 우리 농업 수준보다 낮다고 여겨지는 지역이 대부분이어서 선진 농업기술을 배우고 왔다고 보기에도 현실적으로 납득이 되질 않는다.
여기에 일부 사회단체 관계자들은 한 나라를 격년 혹은 같은 해에 두 차례 이상 해외연수에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받으면서 이를 지켜보는 일반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지역에서는 다양한 계층, 군민들에게 참여기회가 주어져야한다는 취지에서 해외연수를 참여한 민간인은 3년간 참여를 제한하는 소위 ‘해외선진지 견학 참여 총량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기천 의원은 “일본 묘전제는 차지하더라도 특정일부 층에 집중돼 있는 민간해외 선진지 견학은 사실상 해외여행으로 보는게 맞다”며 “지금 현재의 매년 가는 사람만 또 가는 시스템보다 청년, 노동자, 학생 등 각 분야별 대표들을 선별해 취지에 맞게 해외 견학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