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불모지나 다름없던 영암이 축구열기로 가득했다. 지난 1일 영암공설운동장에서 ‘2018 K리그와 함께하는 유소년 축구클리닉’이 열렸다. 
지난달 24~25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클리닉에는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상윤 해설위원을 비롯해 유상철 전 전남감독, 박동혁 아산 무궁화 감독, 현영민 해설위원, 조재진·김형범(전 전북현대) 등 K리그 레전드들이 함께했다.
각 레전드별로 팀을 이뤄 진행된 이번 클리닉에는 영암을 비롯해 서울, 강원도, 목포,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150여명의 축구 유소년들이 축구 스타들과 몸을 부대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또 이날 자녀들과 함께 영암을 찾은 학부모들도 사뭇 진지한 모습으로 클리닉에 참여해 자녀들의 모습을 보며 흐뭇해했다. 더불어 90년대 K리그를 대표하던 축구스타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것에 신기해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클리닉의 총 참가자는 146명이었다. 엘리트 48명과 영암지역 아마추어 선수 98명이 동참했다. 수업의 효율성을 위해 엘리트는 두 그룹으로 아마추어는 네 그룹으로 나눠 총 6명의 레전드가 각각 팀을 맡아 도우미 역할을 했다.
수업은 그룹별로 축구 드리블, 패스 등의 강의로 진행됐다. 엘리트 그룹을 지도한 현영민은 해설위원답게 조리 있는 말솜씨를 곁들이며 유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현재 아산 무궁화(경찰청) 축구단을 이끌고 있는 박동혁 감독은 현장감 있고 세심한 지도스타일을 선보였다.
아마추어 지도에 나선 이상윤, 유상철, 조재진, 김형범 레전드는 지도라기보다는 유소년들에게 축구의 재미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불러주고 아주 작은 성과에도 상품을 건네며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축구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날 아이들에게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오후에 펼쳐진 풋살게임이었다. 레전드 팀과 6개의 유소년축구 팀으로 나눠져 펼쳐진 풋살 게임은 약 2시간동안 팀당 10여분씩 맞대결을 펼쳤다.  
현역시절 수비수였던 현영민 해설위원은 동심을 파괴하는 어마어마한 득점력을 과시하며 익살스런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동네형’과 같은 친근한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클리닉에 참가한 임상민(영암중) 학생은 “솔직히 오늘 온 레전드들이 누군지 잘 모르지만 가까이에서 보고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축구를 배울 수 있어서 좋았고 기회가 된다면 K리그 경기도 꼭 가서 한 번 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