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농법의 발달에 따라 겨울 과일로 자리 잡은 딸기가 출하되면서 소비자들의 유혹하고 있다. 이달 초순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되기 시작한 딸기는 연중 가장 맛이 좋은 시기여서 딸기 애호가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영암에서 출하되는 딸기들은 씨알도 굵고 당도도 높아 도매시장에서도 높은 가격에 출하되고 있다. 현재 광주와 목포 등 원예농협에서 납품되는 가격은 1만5000원에서 2만원 정도로 지난해보다 가격이 괜찮은 편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딸기농사를 시작한 현우농장 양윤섭 대표도 매일 딸기와 씨름하느라 정신이 없다.
사실 양 대표는 철없는 농사꾼이다. 보통 모내기와 추수철이 지나면 농한기에 접어드는 것이 농촌의 일반적인 모습이지만 양 대표는 사시사철 바쁘다. 그 덕분에 양 대표는 멜론과 수박농사에서는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받은 베테랑 농사꾼으로 올해 처음으로 딸기농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겨우내 안정적인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작목이 딸기라는 판단에서다.
딸기에서만큼은 초보 농사꾼이지만 준비는 철저했다. 1300여평 남짓의 자신의 하우스에 ‘설향’ 품종을 수경재배로 승부수를 띄었다. 딸기 수경재배를 선택한 이유는 시설 투자비가 기존의 방식보다는 많이 들지만 장기적으로 노동력 절감과 흙에 작물이 오염되지 않고 과육이 단단해 보관의 용이함 등의 이점이 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내년부터 스마트팜을 접목하고 수확체험 등 다양한 고민까지도 함께한 결정이었다. 첫 도전이었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는 성공적이다. 그동안 멜론과 수박 농사 등 타작물을 재배하며 익혀왔던 자신만의 농사 노하우에 주변지인 등을 통해 얻은 딸기 농사비법 등을 더해 자신의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특히 양 대표는 딸기에 비대제(과일 열매를 크게 만드는 영양제)와 호르몬제를 주지 않고 농사를 짓는다. 물과 양분의 양, 재배온도만으로도 좀 더 높은 품질의 딸기를 재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딸기는 쉽게 짓무르기 때문에 수확부터 포장까지 한알 한알 조심스럽게 다룬다.
맛도 괜찮다. 하지만 정작 양 대표는 성에 차지 않는다. 멜론과 수박농사에서 다른 농장보다 높은 당도의 농산물을 생산해왔던 양 대표인지라 자신의 딸기가 맛으로 월등하지 못하다는 판단에 무엇이 부족한지, 당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이는 혹여 처음이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과 타협하는 것이 싫고 사람이 먹는 농산물이기 때문에 실수는 더욱 없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러한 자신의 확고한 농사철학 때문인지 양 대표는 다양한 계획도 함께 추진해 나가고 있다.
수확해서 공판장에 판매하는 기존의 유통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 체험농장 방식을 도입해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값싸고 질 좋은 딸기를 직접 소비자들에게 판매함과 동시에 단순 농장 견학이 아닌 작물의 성장 전 과정을 보여줄 계획이다.
일종의 오픈 경영이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상품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만 된다는 신념 때문이다.
현우농장 양윤섭 대표는 “아직 시작이기 때문에 계획하고 있는 것들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상품을 생산하는 계획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