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산면 독천리에 살고 있는 이와까야 야수애씨와 삼호읍에 거주하고 있는 삼루아이씨는 결혼이민여성들이다.
이들은 지난 4월 왕인문화축제 기간에 다문화음식체험 부스에서 일본음식인 오코노미야끼와 태국 쌀국수를 각각 만들어 축제를 즐기러 온 관광객들에게 팔았다.
이곳에서 이들은 판매 수익금 일부를 다시 지난 26일 열린 '외국인며느리 밥상차리기' 행사에 쓰기로 결정하고, 영암군다문화가정센터의 협조를 받아 태국 쌀국수, 일본 오코노미야끼 음식 등을 만들어 삼호읍에 거주하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풍성히 대접했다.

이 행사는 두 결혼이민여성들뿐만 아니라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중국, 필리핀 결혼이민여성들이 참가해 결혼이민여성들과 어르신들과의 소통과 화합의 장이 됐다.
한창 음식 준비에 바쁜 가운데서도 잠시 양해를 구하고 이와까와 야수애씨와 삼루아이씨를 만나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된 계기 등에 대해 물어봤다.  

이와까야 야수애씨는 첫 만남에서 동글동글한 얼굴에 한국인 아줌마 같은 인상을 풍겼다.
그녀는 10년 전 일본에서 영암으로 시집을 와 남편과의 사이에서 중학교 3학년인 아들을 하나 두고 있다. 약간 일본 억양이 섞인 말투로 인터뷰를 했지만 한국에서 10년동안 살다 보니 한국말은 매우 유창하게 했다.
그녀는 이번 행사를 통해 평소 부모님과 또 다른 부모님인 시아버지와 시어머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국인 남편을 따라 시집와서 정착하게 됐는데 시아버지와 시어머니를 잘 보살펴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또 일본에 계신 부모님들을 만나 자주 찾아가기는 하지만 생각이 날 때는 전화연락도 자주 드려야 겠다”고 다짐했다.

태국 출신 삼루아이씨는 약 7년전 한국으로 시집와 영암에 정착했다. 처음에는 해남에서 살다가 다시 남편의 직장이 있는 영암 삼호읍에 거주하며 아들 셋을 두고 있다.
그녀는 “이번 행사를 참여하면서 태국에 있는 가족들이 많이 생각났다”며 “지금까지 한국에 살면서 두 번 정도 찾아갔다 가족이 그리울 때는 전화 통화를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영암군다문화가정센터 활동을 하면서 매우 돈독한 사이가 됐다. 삼루아이씨에 비해 다소 나이가 많은 이와까와 야수애씨는 언니로, 삼루아이씨는 동생으로 평소 많은 왕래를 하면서 언니 동생으로 친하게 지내고 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과 자국의 문화적 차이가 있다 보니 처음에는 생활하는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며 “하지만 지금은 결혼이민여성에 대한 편견도 거의 없어졌고 주민들과도 잘 어울려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잘 살아가고 있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