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전역에 청년점포가 스며든 ‘서귀포매일올레시장’

[2018년 10월 5일 / 189호] <공동취재> 우용희 편집국장, 장정안 취재부장l승인2018.10.05l수정2018.10.0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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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여년 인구고령화와 청년인구유출 등에 의한 인구 감소로 지역 상권이 황폐화되어가고 있고 전통시장 또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실업 문제 해결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취지로 전국에 수많은 청년몰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영암군 역시 올 하반기 오픈을 목표로 영암청년몰 사업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성공과 실패 사례에 따라 지역 경제에 극명한 영향을 가져온 청년몰 사업. 영암우리신문은 영암청년몰 지원사업의 성공적 안착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국의 사례들을 찾아 13회에 걸쳐 특집 기획보도 한다.

< 글 싣는 순서 >
1회 :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파할 청춘조차 없는 영암
2회 : 도깨비가 나올만한 영암의 지역상권  
3회 :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영암의 재래시장
4회 : 옛 향취 속 현대적 감각 담은 ‘1913 송정역 시장’
5회 : 젊음의 옷을 입은 ‘군산공설시장 청년몰’
6회 : 어둠이 내리면 행복이 내리는 ‘전주 남부시장’
7회 : 28청춘·푸드 트럭의 힘…회춘하는 ‘수원 영동시장’
8회 : 삼중고에 무너진 초보 청년사장들 ‘마산 청년바보몰’
9회 : 단거리 질주로 힘 빠진 ‘진주 청춘다락’
10회 : 제주 관광의 필수코스 ‘제주 동문시장’
11회 : 시장전역에 청년점포가 스며든 ‘서귀포매일올레시장’
12회 : 청년의 패기와 열정이 가득한 ‘경주 북부상가시장’
13회 : 실패를 두려워 말라. 도전하라. ‘영암청년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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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 전통시장을 바꿨다
제주도에 있는 서귀포시는 우리나라 가장 남쪽에 위치한 도시이며, 한라산 아래쪽에 179㎞의 해안선을 따라 가로로 길쭉한 모양의 도시이다. 
과거 제주도는 섬이라는 특성 때문에 항공과 해상 교통수단이 발달하기 전까지 상업 활동에 있어서 매우 제한적이었다. 또 제주도 내에서도 오랫동안 도로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남쪽에 있는 서귀포시는 상업 활동에서 더욱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조선시대 말 읍·면의 중심이 되는 지역에 인위적으로 개설된 5일시장의 출현 이전까지는 공식적인 시장이 존재하지 않았다.
인위적인 5일장의 형성과는 달리 1960년대 서귀포 시가지의 중심인 중앙동에는 서귀포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장을 이루기 시작했다. 이어 부산 국제시장을 오가던 도매상들이 가세하며 어느새 서귀포 시민의 생활장터로 발전해 서귀포매일시장이 생겼다.
서귀포의 감귤 산업이 호황을 누리며 관광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던 당시에는 시장의 규모도 계속해서 번성해 나갔다. 서귀포매일시장은 어느새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하는 시장이 되었지만, 감귤산업이 하향세로 돌아서고 대형마트가 들어선1990년대 후반부터 서귀포매일시장의 쇠퇴는 시작됐다. 

2000년대 들어서 시장활성화를 위해 아케이드를 설치하며 시장 내부를 단장하는 등 재도약에 나섰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 당시에는 120m 구간에 아케이드를 설치했으며, 이후 계속된 연결로 현재는 총 710m에 달하는 왕(王)자형 아케이트 상가로 변모해 있다.
다른 무엇보다 이런 서귀포매일시장의 전환점은 바로 제주올레였다. 
제주도 방언의 ‘올레’는 큰 길에서 집의 문 앞까지 이어지는 좁은 길을 가리킨다. 2017년 9월 제주도를 걸어서 여행하는 장거리 도보 여행길 ‘제주올레’가 만들어지고, 2009년 제주올레 6코스가 시장을 가로질렀다.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변모하던 시기와 맞물려 시장의 이름도 서귀포매일올레시장으로 바꾸었다. 
쇠소깍(효돈천 하구)에서 출발하는 제주올레 6코스는 사람 냄새 풀풀 나기로 소문난 구간으로, 제주 올레를 찾는 관광객들이 어김없이 다녀간다. 또 이 구간의 서귀포매일올레시장 역시 필수 코스가 되어 시장을 찾는 관광객들도 부쩍 늘었다. 지역 관광화가 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상인들부터 변화하려는 의지
복합문화공간으로 발돋움

지난달 15일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을 찾았다. 이번 기획취재의 주제인 ‘청년몰’이 이곳에는 조성되어있지 않다. 하지만 이곳을 찾은 까닭은 청년몰이라는 이름으로 조성되지는 않았지만, 시장 곳곳에 다른 지역의 청년점포들과 같은 역할을 하는 청년점포들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곳’이라고 불리는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은 서귀포의 명품 감귤을 비롯해 농축수산물과 건어물, 의류·신발·생활용품 등이 즐비하게 놓여있다.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오메기떡·빙떡 등과 귤하르방 빵·한라봉주스·흑돼지꼬치 등 대표 먹거리를 포함해 전통 먹거리식당까지 있어 시장 구경도 든든하게 할 수 있게 한다. 또 관광객들을 위한 기념품 상점도 입점해 있고 아기자기한 소품까지 구매할 수 있어 제주도 관광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폭이 넓은 시장안길이지만 차량을 통제하고 한가운데에 인공연못을 꾸며놓고 주위에는 벤치를 조성해 쉴 수 있는 공간과 구매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했다. 이 연못에는 금붕어·미꾸라지·메기 등 물고기와 수생식물, 물허벅을 든 여인상 등이 어우러져 있다. 출입구와 인근에 주차타워가 여러 곳이 준비되어 있어 불편함보다는 쾌적함을 느낄 수 있는 시장이 되었다. 또, 제주와 관련된 포토존이 한쪽에 자리하고 있고, 야외 공연장에서 종종 공연도 한다고 하니 재미난 볼거리까지 제공해 준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 전체를 보면 전국의 여러 지역에 만들어진 청년몰 성격과 비슷하지만, 시장 전역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청년점포들을 분산시킨 형태라고 할 수 있었다.  
시장에서 한라봉 쥬스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영민 씨(54)는 “처음에는 한라봉·감귤 등을 판매했지만 아이디어를 내서 한라봉쥬스 등을 만들어서 판매하게 됐다”며 “외국인 관광객 등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상인들도 단순히 상품판매에만 의존하기보다 소비자의 욕구에 다가가고 머무르며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시장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변화부터 찾고 있었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은 이러한 특색 있는 장점·강점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지역선도시장’으로서의 다양한 연계 사업도 이어가고 있다. 때문에 보다 짜임새 있는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서의 특징을 잘 살리며, 복합문화공간으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어 일자리 창출과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목표는 부수적으로 따라오고 있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공동취재> 우용희 편집국장, 장정안 취재부장  news@woori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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