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스 모양주의에 대하여

[2018년 10월 5일 / 제189호] '새시대의 자주’를 위한 제언 - 2 영암우리신문l승인2018.10.05l수정2018.10.05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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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 / 시사평론가
김 갑 수

며칠 전 러시아 월드컵 축구에서 멕시코에 패한 한국 선수 라커룸을 예고 없이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부부에 대해 논란이 제기되었다. 선수들이 옷을 갈아입는 라커룸에 문재인 대통령이 들어간 것은 이해가 되지만 여성인 김정숙씨까지 들어간 것은 분명 논란의 소지를 제공했다고 본다. 바꾸어서 생각해 보라. 만약 남성 정치인(이재명 같은)이 옷을 갈아입고 있는 여성 선수 라커룸에 들어갔다고 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 것인가?
문재인 지지자들은 이런 논란이 조선일보에 의해 제기되었다는 이유로 백안시한다. 물론 찬반 의견은 얼마든지 낼 수가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 가장 가관인 것은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남자 선수의 라커룸에서 찍은 사진을 보이면서 “거 봐라! 메르켈도 들어갔다”라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다.
일단 메르켈은 국가 지도자이고 김정숙씨는 국가 지도자의 부인이므로 수평 비교하는 것은 곤란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마치 메르켈은 언제나 세련된 행동을 하는 줄 안다는 데에 있다. 여기에는 유럽인에 대한 무의식적인 선망과 동경 즉 모양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인의 모양주의는 내재화되어 있다. 특히 ‘진보’들이 더 심하다. 그들은 독일과 핀란드와 프랑스를 특히 선망한다. 하나의 예를 더 들자면 한국의 진보 중에는 툭하면 ‘프랑스는 나치 청산을 잘했는데 우리는 친일청산을 못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식의 ‘유럽 예찬 – 우리 비판’의 대비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 또한 프랑스가 나치 청산을 하는 것은 자기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이지 역사정신이 투철해서가 아니다. 그들이 정말 역사정신에 투철하다면 나치는 물론 자기들이 자행한 제국주의의 만행을 먼저 반성하고 청산해야 한다. 그들은 나치 청산으로 제국주의 청산을 뭉개는 수법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 300년 동안 인류사회에 가장 많은 악행을 저지른 나라를 셋 꼽는다면 어디가 될까? 객관적인 통계로 볼 때 1위가 영국, 3위가 미국이다. 그렇다면 2위는 어디일까? 프랑스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자타가 공인하듯이 프랑스는 영국 다음의 제국주의 국가였다. 사실 영국과 프랑스의 역사적 죄과는 독일이나 일본보다 단연 무겁다. 다만 영국과 프랑스는 2차대전 승전국이고 독일과 일본은 패전국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독일, 일본과 달리 영국, 프랑스의 만행이 부각되지 않는 이유가 이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를 들자면 프랑스는 베트남을 80년 동안 식민지배하면서 숱한 인력과 자원을 약탈했다. 그들은 20세기 중반까지 베트남을 놓지 않으려고 온갖 발악을 다했지만 힘이 달려 디엔비엔푸 전투에서 패한 후 물러난 것이다.
이보다 더 악독했던 것은 프랑스가 132년 동안 알제리에서 행한 가혹한 식민 통치였다. 당시 2% 미만의 프랑스 인이 알제리 국토 전체 경작지의 40%를 차지했으며, 뇌물을 받고 유대인을 이주시켜 각종 특권을 준 데다 외국과의 전쟁 때마다 알제리 인을 강제 징병하여 수만 명을 죽게 만들었다. 1954년부터 1962년까지 알제리 독립항쟁 기간 중 알제리 사망자만 100만 명이었다.
프랑스 군인이 아랍 여성을 겁탈할 때는 여자 몸에 실오라기 하나 없도록 옷을 다 벗긴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게다가 프랑스 군인은 알제리 남자의 성기를 잘라 강간당하는 여자의 입에 물리기도 했다. 프랑스는 이에 대해 아직도 반성은커녕 오히려 그때 죽은 프랑스 군인을 추모하는 행사를 매년 벌이고 있다. 프랑스-이태리 전쟁 당시 프랑스 군에게 강간당한 이태리 여인 숫자는 7만 명을 헤아린다.
프랑스는 1866년 조선의 강화도를 침략, 점령했다가 패주하면서 강화부 외규장각에 보관돼 있던 서적 1,042종 6,130책 가운데 “값지게 보이는” 350종을 약탈한 뒤 나머지를 서고와 함께 아예 불태워 버렸다. 이후 프랑스는 조선에서 일본에 힘이 밀리자 일-프 비밀협약을 맺어 베트남과 조선을 나눠 가졌다.
프랑스는 아직도 약탈 문화재를 반환하지 않고 있다. 사실 그 유명한 루브르 박물관이라는 곳에는 이집트, 중국, 한국 등지에서 도둑질해 간 장물들이 수두룩하다. 또한 프랑스는 약한 다른 나라의 사막과 바다에 가서 핵실험을 감행했다.
이처럼 프랑스는 인류 역사상 가장 잔혹하면서도 이중적인 국가로 기록되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근거 없이 프랑스와 파리에 환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따지고 보면 이것은 메르켈을 무조건 옳다고 보는 심리와 유럽을 선망하는 모양주의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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