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사셨던 아버지를 모시고 영암을 찾은 후로, 영암은 늘 저와 같이 하고 있어요”
돌아가신 아버지의 간절한 소원 때문이었을까? 25년 전부터 일본방문단을 꾸려 영암을 찾는 이가 있다.
바로 수천억 원에 달하는 미술 작품을 아무런 대가 없이 기증하고 있는 하정웅 씨다.
지난 19일 하정웅 씨는 목포에 위치한 복지시설인 공생원을 방문했고, 이어 도기박물관, 하 미술관을 찾아 도기박물관, 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수많은 미술품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그는 어린 나이인 3세에 어머니를 따라 영암에 잠시 머물렀던 적은 있지만 사실상 첫 방문은 35세인 지난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아버지를 모시고 영암에 첫 도착했을 때 조상들의 묘를 먼저 찾아갔다”며 “나의 진정한 뿌리는 이곳 영암이라는 걸 느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1939년 일본에서 출생해 우여곡절 많았던 우리나라 질곡의 역사를 온 몸으로 체험한 재일교포다.
가난한 집 출신에 온갖 고생을 겪으며 살아왔지만 이를 극복한 후 사업가로 대 성공했다.
편안한 삶에 안주하려고 하는 마음도 있었으나 아버지의 고향인 영암이 곧 나의 고향이라는 생각에 이같은 일본 방문단을 만들어 해마다 찾고 있는 것이다.
그는 가난하고 어렵고 힘든 시절 힘든 일상을 이겨내기 위해 그림을 그리며 화가의 꿈을 늘 가졌지만 부모님의 완곡한 반대에 부딪혀 이를 접고, 대신 미술품을 수집하는 일에 집중했다.
그가 미술품을 수집하게 된 것은 25살의 나이에 ‘미륵보살’이라는 작품을 접하고 나서였다.
그 후로부터 틈틈이 다양한 미술품을 수집하게 됐고, 아버지의 고향 영암에 수많은 미술품을 기증하며 하 미술관 설립에 많은 도움을 줬다.
그에게 있어 미술작품들은 하나 하나 역사가 깃들여 있는 소중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그는 “앞으로 내 생애가 얼마 남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살아있는 한 미술품을 수집하고 기증하는 일을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