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고민하고 시범재배에 도전한 ‘샤인머스켓연구회’
2016년 설립해 국내·외 발품 팔아 정보 수집해 재배성공 

값 싼 수입 농산물의 파고와 높아지는 고령화로 농촌의 살림살이는 날로 팍팍해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 지자체의 재정지원 없이 농민들 스스로 대체작목을 고민하고 연구하며 재배를 시작해 첫 성과물을 낸 곳이 있어 화제다.
바로 ‘샤인머스켓연구회’가 주인공이다. 일명 망고포도라고 불리는 샤인머스켓은 껍질째 먹는 청포도이다. 10여년 전 영암에 내려와 대봉감 농사를 짓던 정공채 씨가 회장을 맡고 한정훈, 양기문, 김미화 씨가 회원으로 구성돼 지난 2016년 설립된 ‘샤인머스켓연구회’의 시작은 대봉감의 가격하락으로 어려움을 타계하고자하는 고민에서 비롯됐다.
정 회장과 회원들은 고민 끝에 일명 망고포도라 불리며 최근 국내에서 인기가 급부상하고 있는 청포도 ‘샤인머스켓’ 품종에 도전키로 했다. 문제는 정보였다. 사실 영암은 포도를 재배하기에는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회원들은 경북 상주와 충북 영동, 경북 김천 등 국내 포도 주산지와 샤인머스켓 주산지나 다름없는 일본 홋카이도를 자비를 들여 찾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했다. 특히 금정면이 분지형에 가깝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회원들은 하우스를 어떻게 설치를 해야 하는지, 재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애로점은 무엇인지 꼼꼼하게 체크했다. 만족할 만한 수준의 정보가 수집되자마자 회원들은 바로 실행에 들어갔다. 회원들은 자신의 땀과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대봉감나무를 과감히 정리하고 하우스를 지었다.
그 과정에서 생각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하우스 제작비용이었다. 포도 주산지인 상주에서 벤치마킹한 하우스를 설치하는데 해당 지역에서는 평당 5만원이었던 설치비용이 지역에서는 평당 9만원이 들며 두 배 가까이 비쌌다. 여기에 분지형에 맞게 설계된 상주 지역 하우스가 지역에는 맞지 않았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회원들은 이 또한 경험이라는 생각에 하우스를 짓고 과감하게 도전했다. 지난해 묘목을 식재하고 지역 토양에 맞게 철저하게 관리했다. 재배과정에서 발생한 돌발 상황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체크했다. 그리고 2년 만에 첫 수확의 기쁨을 맛봤다.
기후적인 여건으로 인해 약간 우려했던 당도는 일반 포도 중 높은 당도를 나타내는 캠벨 (10~12brix) 품종보다 2배가 높은 22brix를 나타냈다. 첫 재배치고는 굉장한 성과였다. 지난 11일 품평회에서도 반응이 좋았다. 
자신감을 얻은 회원들은 ‘자연담은 꿈에그린 청포도’라는 상품명을 내고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더군다나 시장가격도 2㎏ 한 상자에 3만원으로 일반 포도에 비해 4배 가까이 거래되고 있어 무모할 것 같았던 이들의 도전에 더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회원들은 지난 2년간의 자신들이 시범적으로 재배하며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볼 때 샤인머스켓이 일반포도 대비 2배의 소득과 작업강도가 낮은 반면 저장성이 우수하다는 결과를 내고 지역의 대체작목으로 손색이 없다는 결론을 도출하기도 했다.
이들의 목표는 지역에 샤인머스켓 수출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과일 소비가 많은 싱가포르나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에서 샤인머스켓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샤인머스켓 재배단지를 넓혀야 하는데 이를 위해 자신들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눌 계획도 갖고 있다. 
정공채 회장은 “10년 전 영암에 내려와 대봉감 농사를 지었지만 매년 대봉감 가격이 폭락해 고민이 많던 찰나 샤인머스켓에 관한 정보를 접하고 도전하게 됐다”며 “첫 수확이라는 과정까지 함께 해준 회원들과 함께 고생을 아끼지 않은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