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서 엽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자 비슷한 처지에 놓인 행정공무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행정공무원들에 대한 민원인의 테러에 대해 더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초순경 한국농어촌공사 영암지사 1층에서 60대의 민원인이 직원 A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민원인은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자신의 농경지 주변 수로를 제대로 치워주지 않는다며, 이에 불만을 품고 직원을 찾아와 수차례 폭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고로 해당 직원은 요추골절 등 전치 12주의 진단을 받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달 초순경에는 영암군청 민원실에서 “인허가를 해주지 않으면 죽겠다”며 한 민원인이 농약병을 들고 찾아와 자해소동을 피우는 일이 발생했다. 농가주택 허가가 미진하다는 이유였다. 확인 결과 그는 약간의 치매증상이 있었던 주민으로 다행히 직원들의 설득으로 별 사고 없이 해프닝으로 끝났으나, 민원담당 공무원들이 직·간접적으로 봉변을 당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 일선 공무원들의 지적이다. 
특히 전화상으로 심한 욕설을 듣는 경우는 다반사로 언론 등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폭력행위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지역의 한 언론사 대표가 축사 인허가를 받아주겠다며 축산업자로부터 5000만원을 받고 군청 인허가 담당 팀장 및 과장을 상대로 수차례 겁박한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 있었으며, 올해 봄에는 군청 수의계약 과정에 불만을 품은 업자가 음주한 상태에서 계약담당자의 멱살을 잡는 등의 폭행으로 담당공무원에게 전치 2주의 육체적 피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처럼 사례의 경중은 있으나 공무상 지대한 영향을 끼칠 정도로 민원인들의 횡포는 셀 수가 없을 정도라는 것이 일선 공무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문제는 일선 공무원들의 불안과 달리 행정관청의 안전대책 마련은 지지부진하다. 특히 지난 5월 행안부에서 제작한 폭언·폭행 등 악성 민원 대응을 강화하고, 공공 분야 감정노동 종사자인 민원 분야 공무원을 보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매뉴얼을 개정·배포했으나 실제적인 법적 조치는 많지 않다.
한 공직자는 “민원인들 입장에서 행정으로부터 100% 만족하는 행정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해 불만을 토로하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로 인해 폭력을 휘두르고 욕설을 하는 것은 도를 넘어선 것으로 이를 근절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