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 없는 가뭄과 폭염으로 농민들의 마음이 타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농작물 절도가 기승을 부리면서 농심에 멍이 들고 있다.
이달 초 시종면 봉소리 김모씨의 고구마 밭 일부가 심각하게 파헤쳐진 것을 밭 주인 김씨가 발견했다. 멧돼지의 소행이라고 보기에는 힘들 정도로 정갈하게 파헤쳐져 있었으나 피해규모가 많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며칠 뒤 또다시 반대편 밭 일부가 심각하게 파헤쳐진 것을 목격한 김 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2차례의 밤손님 출현으로 김 씨가 입은 피해는 약 50여평에서 500㎏의 고구마가 사라졌다는 것이 김 씨의 주장이다. 특히 오는 25일부터 수확을 할 정도로 알이 굵어 추가 피해가 있을까봐 김 씨는 노심초사이다.
피해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곧바로 주변 CCTV와 목격자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용의자들을 추정해내기가 쉽지 않았다. 피해주변이 모두 밭인 탓에 CCTV가 많지 않았다. 인근 농협 창고에 설치된 CCTV는 화질이 고르지 못해 차량을 분별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경찰은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용의차량 수색에 들어갔지만 이 또한 진술과 맞는 차량을 찾지 못해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 상태이다. 
일단 경찰은 피해규모가 크지 않고 부분적으로 절도행위가 이뤄진 점을 고려했을 때 전문털이범 소행보다는 인근 지역 주민이거나 인근 밭에 일하러 온 인부들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순찰을 강화해 추가피해를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
문제는 수확철이 다가오면서 농작물 절도 피해가 잇따를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피해사례와 같이 지역에 범죄 예방용 CCTV 등이 턱없이 부족해 밭이나 과수원 등에서 재배중인 농작물을 가져가는 ‘들걷이’부터 저장고에 보관중인 농산물을 훔치는 ‘곳간 털이’ 등 다양한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범인을 잡기가 쉽지 않아 농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계절별 농산물 수확시기에 맞춰 농산물 절도 종합예방대책을 수립하고 있다”며 “행정당국과 협력해 주요 길목에 CCTV를 보강하고 순찰활동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