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여년 인구고령화와 청년인구유출 등에 의한 인구 감소로 지역 상권이 황폐화되어가고 있고 전통시장 또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실업 문제 해결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취지로 전국에 수많은 청년몰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영암군 역시 올 하반기 오픈을 목표로 영암청년몰 사업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성공과 실패 사례에 따라 지역 경제에 극명한 영향을 가져온 청년몰 사업. 영암우리신문은 영암청년몰 지원사업의 성공적 안착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국의 사례들을 찾아 13회에 걸쳐 특집 기획보도 한다.

< 글 싣는 순서 >
1회 :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파할 청춘조차 없는 영암
2회 : 도깨비가 나올만한 영암의 지역상권  
3회 :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영암의 재래시장
4회 : 옛 향취 속 현대적 감각 담은 ‘1913 송정역 시장’
5회 : 젊음의 옷을 입은 ‘군산공설시장 청년몰’
6회 : 어둠이 내리면 행복이 내리는 ‘전주 남부시장’
7회 : 28청춘·푸드 트럭의 힘…회춘하는 ‘수원 영동시장’
8회 : 삼중고에 무너진 초보 청년사장들 ‘마산 청년바보몰’
9회 : 단거리 질주로 힘 빠진 ‘진주 청춘다락’
10회 : 제주 관광의 필수코스 ‘제주 동문시장’
11회 : 특화 먹을거리, 공격마케팅의 힘 ‘서귀포매일올레시장’
12회 : 청년의 패기와 열정이 가득한 ‘경주 북부상가시장’
13회 : 실패를 두려워 말라. 도전하라. ‘영암청년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대형쇼핑몰에 밀린 경제의 심장
상인회, 청년들에 점포 무상임대

한때 서울 동대문시장과 대구 서문시장, 부산 진시장과 더불어 대한민국 4대 포목시장으로 부흥기를 맞았던 수원 영동시장. 과거 수원 영동시장은 수원 경제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었다.
수원의 상징과도 같은 남문 일대는 지동시장, 못골시장 등 7개의 시장이 밀집해 있어 농수축산물에 의류, 포목까지 없는게 없었던 만능 시장이었던 탓에 이곳은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 중에 하나였다. 그런 이유로 이곳의 땅값도 서울 압구정동을 맞먹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대형 쇼핑몰의 편리함과 대형 백화점이 인근에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호황을 누리던 전통 시장도 점점 설 자리를 잃기 시작했다. 빈 점포는 계속 늘어나고 사람들의 발길은 점점 줄어들며 쇠락기에 접어드는 듯 했던 전통시장이 다시 한번 전국적 관심을 끌고 있다.
바로 영동시장 내 28청춘몰 때문이다. 2017년 7월 개장한 수원남문시장 ‘28청춘 청년몰’은 침체된 전통시장의 분위기를 젊음의 열정으로 활기차게 바꾸고, 수원남문시장이 새로운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28청춘 청년몰’에는 만 19세~39세의 청년들이 운영하는 28개의 점포가 입점해 있다. 지난 2016년 중소기업청이 공모한 ‘2016 청년몰 조성사업’에 선정돼 조성됐다. 사업 선정에 있어 행정의 노력도 있었지만 시장상인회의 적극적인 의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포목전문시장인 탓에 먹을거리가 필요했던 시장상인회로서 ‘청춘몰’이라는 아이템이 시장과 딱 맞아 떨어졌다. 여기에 시장상인회에서 직접 예비 청년 창업자들 면접을 보면서 특색있게 경쟁력을 갖고 청년몰을 운영할 청년상인들을 선별했다.
그리고 선별된 청년상인들은 6개월 동안 창업자들의 부담을 줄이려 현재 임대료를 안받는 파격적인 지원이 진행됐다. 그렇다고 갑작스럽게 임대료를 급격하게 올리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도 없다. 그저 청년들은 주어진 환경에서 일하기만 하면 된다. 영동시장 건물이 시장상인회의 법인 재산이기 가능한 일이었다. 
이에 대해 영동시장주식회사 이정관 대표이사는 “28청춘몰이 잘되고 나서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 기여를 목적으로 청춘몰을 유치했다고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시장이 잘되기 위한 수단이었다”며 “청춘몰이 인기를 얻고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시장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고 말했다.

지원만 바라면 필패(必敗)
스스로 열정가지고 노력해야

‘28청춘’이라는 표어를 내세워 28청춘의 청년들이 운영하는, 28가지의 점포를 중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청춘몰은 퓨전 음식들을 주로 다루는 점포, 관광 특화상품을 주로 다루는 점포와 단기영업을 할 수 있는 2개의 점포, 총 28개의 점포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수원시에서 오랜 시간 유지해온 전통시장의 특성에 맞는 업종들을 자율적으로 선정한 것이다. 또한, 청춘 몰은 단순히 물건을 도매업자에게서 사서 소비자에게 파는 방식이 아닌 청년 상인들이 자신들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이용해 참신한 음식 및 물건 등을 만드는 창의적인 공간으로 현재 많은 수원시민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여기에 지상파 방송의 한 프로그램에서 수원남문시장이 소개된 후 수십대의 ‘푸드트럭존’이 형성되면서 이곳을 찾는 인파로 줄이 길게 늘어 서 있을 정도로 명소로 바뀌었다. 푸드트럭의 경우, 대부분 청년 사장들이 운영하고 있는데다가 주 고객층도 청년층이라 그야말로 수원 만문시장에 젊음의 활기를 가득 채워주고 있다.
이러한 성공의 이면에도 수원시와 시장상인회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숨어있다. 청년몰 맞은편에 위치한 금박체험관 윗층에는 남문시장의 ICT통합방송국이 있다. 방송은 대형 전광판과 스피커를 통해 송출되면서 시장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수원시에서는 ‘깍쟁이 수남씨’라는 이름의 스마트폰 어플을 제작해 남문시장을 보다 쉽고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미션을 제공해 수원 남문시장의 역사와 현재의 볼거리 등을 재미있게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청년몰과 푸드트럭 주 이용객들인 젊은이들이 향유하는 신기술과 문화를 전통시장에 접목시킨 것이다.

여기에 청년몰 곳곳에는 옛 수원을 연상하는 듯한 정겨운 추억의 벽화골목을 볼 수 있다. 이곳에는 담쟁이길, 청년 숲길, 담벼락 놀이터길 등의 다양한 배경의 벽화로 이루어져 있어 보는 이들의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 특히 예전의 수원의 주택들, 예전의 수원역 등이 그려져 있어 예전 시대를 사셨던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바뀐 수원에서 사는 젊은 층까지도 흥미를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주변에 수원화성과 화성 행궁을 왕복하는 어차를 탈 수 있도록 해 시장이 단순히 상품을 사고파는 곳이 아닌 남녀노소 가릴 것이 없이 소중한 추억을 쌓고 만남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제2의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28청춘몰에서 미나리효소식빵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장예원 대표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어디서 창업할 것인가’, ‘어떻게 창업하고, 어떻게 판매하고, 어떻게 만들것인가’, ‘무엇을 팔 것인가’, ‘누구에게 팔 것인가’, ‘왜 팔 것인가, 왜 이 아이템이어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창업전선에 뛰어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창업하기 좋은 지원과 기회가 있어도 준비가 안 된 사람은 기회를 흘려보낼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의 노력과 열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