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종 신연리 농경지의 물길이 갑자기 끊기면서 농가들의 애간장이 녹아내리고 있다.
한 낮 기온이 33도를 기록하던 지난 18일 시종면 신연리에 위치한 한 농경지에서 농민 A씨가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거북이 등껍질처럼 쩍쩍 갈라진 논바닥을 쳐다보고 있었다. A씨는 “앞으로 3일만 더 비가 안오거나 물을 대질 못하면 벼가 모두 말라 죽을 판이다”며 “배양수장만 제대로 작동됐다면 문제가 없을 텐데 양수장이 저모양이니…”라고 말끝을 흐렸다.
A씨의 논에서 약 100m 정도 떨어진 곳에는 지난 2014년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사업비 1억3000여만원을 들여 설치한 ‘방축양수장’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양수장 관로는 심각하게 파손되어 있었고 간이 양수기가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1억3000여만원을 들여 농수확보를 위해 설치한 양수시설이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양수장이 무용지물 상태로 놓인 것은 지난 5월. 지난 2013년 11월부터 내년 10월까지 시종면 신연리 15.246㎞ 구간에 진행되는 삼포천 하천재해예방사업 준설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토압을 못이긴 관로가 밀려나가면서 완전히 못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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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농어촌공사는 급하게 간이 양수기를 가동시켜 농수로에 물을 공급하고 있지만 하류지역 농경지에는 아예 물이 공급받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기다리다 못한 농민들이 해당 시공업체와 농어촌공사에 민원을 제기해 지난 18일 양수기 1대를 추가로 공급받았지만 여전히 가뭄은 쉽게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민 B씨는 “이번 사태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재이다”며 “막무가내로 공사를 한 시공업체도 문제지만 행정이 이를 알고도 아직까지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지도 못한 탓에 농민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영암지사도 난감하기는 매 한가지이다. 전남도 발주로 하천재해예방사업이 진행되던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이후 간헐적으로 민원이 발생해왔으나 최근 폭염이 지속되면서 농어촌공사로 민원이 급증한 상태이다.
특히 이달 초 제7호 태풍 ‘쁘라삐룬’ 북상 소식에 범람의 위험을 낮추고자 영산강 수계를 최대한 낮춰놨으나 정작 태풍은 비켜나가고 곧바로 폭염이 찾아오면서 물 부족 현상이 영암 전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해당 양수장 재사용이 어려워 신축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단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없어 간이 양수기로 대신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국농어촌공사 영암지사 관계자는 “해당 지역주민들의 불편에 대한 민원을 접수받고 급하게 양수기 1대를 추가설치를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며 “해당 면사무소를 통해 양수기를 지원하는등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으나 현재 지역 전체가 가뭄피해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일단 급한 하류지역 농지는 개별 양수 등의 방법으로 어려움을 해소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