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청 인근 도로에서 이제 막 어미의 배속에서 세상 밖으로 나온 고양이 두 마리가 구조됐다.
여름을 방불케 하던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일 오후 4시 40분께. 영암군청 인근 도로에서 앙칼진 새끼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따라 간 곳에는 이제 막 어미 고양이에서 나온듯 한 새끼 고양이가 어미 젖을 찾아 더듬거리고 있었다.
배에는 아직 떼지도 못한 탯줄이 그대로 붙어 있었고 아직 채 마르지 않은 털에는 길거리 버려져 있던 쓰레기와 모래 등이 엉겨 붙어 있는 상태였다. 그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도로에서도 또 다른 새끼 고양이가 발견됐다.
역시 탯줄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로 길바닥에서 애처롭게 어미를 찾고 있었다. 길고양이가 낳은 듯한 새끼 고양이들은 차디찬 바닥에 버려진 채 어미를 찾고 있었지만 정작 어미고양이는 자신의 새끼들에게 관심조차 주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었다.
특히 새끼들이 방치된 장소는 주차구역이자 통행구역으로 발견당시에도 이미 주차된 차량 밑에 놓여 있어 안전상 문제로 구조가 시급했다. 신고를 받은 산림축산과 홍택수 주무관과 손병현 공중방역 수의사 현장에 오자마자 새끼 고양이의 상태를 확인했다. 출산 후 어미의 보살핌을 받지 못했지만 새끼고양이들은 체온이 떨어진 것 외에는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손 수의사는 먼저 탯줄을 정리하고 아직 젖어있는 물기를 닦아주며 체온 유지에 나섰다. 또 임시거처를 어미와 가까운 곳에 마련해 어미가 새끼고양이들을 보살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미고양이는 새끼를 보살피기를 거부함으로서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손병현 수의사는 “어미가 출산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새끼들을 보살피는 것을 피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어미 대신 누군가가 보살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데 익명의 주민이 임시보호를 맡아줘 다행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