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이란 말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일상 안에 산재해 있는 작은 불편함을 개선시키겠다는 작은 의지가 발명의 시작이다. ‘깨지지 않는 컵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종이컵’이 됐고, 자투리를 아끼고 싶은 누군가에 의해 ‘포스트 잇’이 탄생했다.
지난달 개최된 제40회 전라남도 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는 이처럼 작은 아이디어를 통해 생활의 불편함을 해소시키고자 참신함을 무기로 모인 전라남도 141명의 학생들의 발명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날 치열한 경쟁 속에 영암고등학교 2학년 이찬양 학생은 생활과학분야에 ‘끼우는 옷걸이’ 작품으로 심사위원들 앞에 당당히 나서며 우수상을 수상했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끼우는 옷걸이’의 실용성과 경제성 및 편의성에 높은 점수를 주며 간단한 아이디어지만 향후 실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끼우는 옷걸이’는 키가 작은 어른·어린이·장애인 등이 높은 위치에 놓인 옷걸이 봉에 손쉽게 옷을 걸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동기는 단순하지만 일상 속에서 누군가는 겪는 불편함 하나가 발명의 시작이 됐다. 
이찬양 학생은 “평소 키가 작으신 어머니께서 옷장에서 옷을 꺼낼 때 불편함을 많이 겪으셨다”며 “이에 키가 작은 사람도 쉽게 옷걸이를 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구상하게 됐다”고 발명 동기를 말했다.
하지만 ‘발견’에서 ‘발명’으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인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때문에 평소 학생들의 멘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류란영 교사는 이찬양 학생의 SOS요청에 힘을 보탰다. 
류란영 교사는 “찬양이는 평소 학업에도 충실하지만 창의적인 질문으로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는 학생이다”며 “옆에서 작은 조언을 했을 뿐 수상은 전적으로 찬영이의 노력에 의한 것이다”며 속마음을 밝혔다. 
팀은 결성됐지만 갈 길은 멀었다. 작품 제출일인 5월 초까지 학업을 병행하며 아이디어를 구상하는데 한계가 따랐고, 제작노트를 써내려가기에도 시간은 촉박했다. 
또 키가 작은 사람의 눈높이에서 작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옷걸이의 수치를 대조하는 작업을 병행했고,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발생했다. 평소 손재주가 좋은 편인 이찬양 학생도 처음 하는 작업에 속도를 높일 수 없었고 집에 있는 상당수의 옷걸이가 쓰레기통으로 직행해 한동안 부모님의 따가운 눈총에 시달렸던 것.
이찬양 학생은 “작품을 만들면서 부모님께 혼나기도 했지만 멈추기에는 아까운 일이었고 우여곡절 끝에 ‘끼우기 옷걸이’가 탄생했다. 사실 부모님께서도 제작에 많은 도움을 주셨다. 제작에 도움을 주신 어머니·아버지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에너지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자신을 소개한 이찬양 학생의 갈 길은 아직 멀다. 그가 밝힌 것처럼 많은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발명에는 노력과 더불어 뛰어난 공학적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하기에 꿈 많은 고교생은 더 큰 도약을 위해 한 템포 쉬고자 한다.  
이찬양 학생은 “간단한 아이디어가 수상으로 이어질지 몰랐다. 아직 뚜렷한 목표는 없다”며 “학생이기에 내년까지는 학업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원하는 공대에 진학한 후 더 큰 세상을 보며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