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시종면 신학리2구 노인회관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오며 조용했던 마을에 활기가 돌았다.  
마을에 모인 이들은 순천대학교에서 온 30여명의 학생들로 학과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지만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 단비가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뭉쳤다. 때문에 학생들은 하루라는 짧은 시간에도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부쩍 친해졌다.
이들이 영암으로 온 이유도 특별했다. “평소 가지 못했던 곳에 가서 농활을 해보자”라는 명제에 답을 찾고자 여러 곳을 수소문 했고 해답은 영암이었다. 도시의 생활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농촌의 풍경은 이색적이다. 잡초를 뽑고, 마을 미화 작업에 나서며 주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는데 앞장섰다.
동물자원과학과 박병주 학생은 “익숙지 않는 노동으로 힘들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할만 했다. 오늘도 열심히 일해서 농민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된 농활에서 힘깨나 쓰게 생긴 남학생들은 ‘수박밭’으로, 섬세함이 요구되는 작업에는 여학생이 스카우트되며 서로 다른 행선지로 발길을 옮겼다.
이 중 가장 많은 인력이 투입된 현장은 고구마 밭이었다. 학생들은 농촌의 풍경을 즐기는 것도 잠시. 넓은 고구마 밭과 조우하자 일순간 얼음이 되었다. 하지만 이내 서로를 독려하며 파이팅을 외쳤고, 펜 대신 모종삽을 들었다.
다행히 작업은 간단했다. 모종삽으로 흙을 퍼 덮는 단순한 일이었다. 예상보다 쉬운 작업에 학생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하지만 시종면 오용진 씨는 “20분만 지나도 그런 소리는 쏙 들어갈 것이다”고 웃음을 보였다.
30분이 지났다. 일렬로 늘어선 행렬에 이탈자가 발생했다. 고구마 밭에서 종일 쭈그리며 작업을 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고 학생들은 얼굴에 맺힌 땀방울을 닦으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그때 어디론가 향했던 오용진 씨는 양손 가득 새참을 들고 오며 학생들을 독려했다. 맛있는 간식이 등장하자 학생들의 얼굴에 다시금 미소가 돌았고, 동시에 특별한 강의가 개강했다. 이름하여 농촌학개론.
이날 학생들은 막간을 이용해 진행된 오씨의 농촌 이야기로 평소 들을 수 없었던 농촌의 일상과 함께 주말을 장식하며 청춘의 한 페이지를 넘겼다.
오용진 씨는 “보기에 쉬워 보여도 막상 밭에서 일을 하면 금세 지치고 힘이 든다”며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 찾아와준 학생들이 고맙고, 자식 같다. 내년에도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