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의 짜장면을 떠올리면 어르신들을 포함해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이다. 특히 졸업식이나 혹은 생일날 등 특별한 날이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전 국민 대표 외식 메뉴 가운데 하나다.
영암읍에 위치하고 있는 전통 중국집 ‘만리장성’은 매년 어버이날을 맞이해 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식사를 대접하는 ‘착한 가게’로 명성을 얻고 있다.
무료 식사 봉사는 기본적인 주 메뉴인 짜장면과 우동을 비롯해 돼지고기, 떡, 홍어, 과일, 술, 음료수 등을 곁들여 마치 작은 잔치같이 열고 있다.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부모님을 모시고 외식을 하려는 가족단위 등 모든 이들은 무료로 식사를 즐길 수 있어 이날 하루만큼은 즐거운 날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이 무료식사 봉사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김상익(58세)사장의 30년의 외길 인생인 중화요리를 맛있게 만드는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9살 위 수술로 인해 건강이 많이 악화돼 다른 일을 찾을 수가 없었던 김 사장은 마침 동서가 중국집을 운영하고 있어 이곳에 취직해 배달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중국 음식 만드는 기술을 배웠다.
이 후 김 사장은 22년 전 처음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무료식사 봉사를 시작했고, 이 봉사가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르신들이 그리 많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하루 200명 많게는 300명까지 찾고 있다.
김 사장과 부인 김정임씨는 만만치 않은 인원에 비용 부담이 될 법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사를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것은 김 사장의 아버지 때문이었다.
김 사장은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르신들을 보면 아버지가 늘상 생각난다”며 “몸이 허약해서 통 음식을 잘 드시지 못했다. 이런 아버지를 보면서 어르신들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22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부터는 어르신들이 가게를 찾을 때마다 허물없이 친자식처럼 살갑게 맞이했고, 이런 정성에 감동한 어르신들은 가게를 찾는 단골손님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때때로 간혹 안 오시면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 때가 많았다.
김 사장은 “매년 잘 나오시던 어르신들이 안 보이면 연세 탓에 돌아가신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종종 든다”며 “건강한 모습으로 나와 음식을 잘 드시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 김 사장의 소원은 ‘만리장성’이 별일 없이 꾸준히 이어지는 것이다. 장성한 아들이 가게를 물려받길 원하지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