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중 학생회 아이디어…기획·행사까지 성공 마무리
수제카네이션, 도전골든벨, 감사장 전달 등 감동 선사

지난 15일 영암중학교 체육관에서 모인 교사와 학생들은 사회자의 외침에 정답판을 들며  방송프로그램 ‘도전 골든벨’을 재연했다.
‘도전 골든벨’은 사회 전반에 걸친 상식과 문제를 다루고 있기에 어려운 문제 앞에서 학생들이 대거 탈락하지 않을까하는 노파심과는 달리 정답판에 있는 글자와 문제는 좀 특별했다.
‘○○선생님의 카카오톡 아이디는 무엇입니까?’, ‘우리학교 학생회장의 이름은?’, ‘앞에 보이는 사진의 주인공은?’ 등과 같이 ‘도전 골든벨’ 프로그램의 문제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행사의 취지를 묻는 물음에 학생들은 “오늘은 스승의 날이잖아요”라며 “영암중학교 도전 골든벨은 공부를 잘해야 맞출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학교를 잘 알아야 1등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응원 열기가 뜨거워질수록 생존자와 탈락자의 희비는 명확했다. “○○선생님의 얼굴에 난 점은 몇 개일까요?” 등 난이도가 높은 문제 앞에 도전자들은 당황한 얼굴을 숨기지 못하며 대거 탈락했고, 최종전에서는 도전자 중 최고 연장자인 조부종 과학선생님이 1등을 차지하며 환호를 받았다.   
스승의 날을 맞아 펼쳐진 이색 ‘도전 골든벨’ 행사는 올해 영암중학교 학생회의 아이디어에서부터 시작했다. 학생들은 해가 갈수록 유야무야 보내는 스승의 날을 올해는 좀 특별하게 만들 수 없을까 고심했고 이에 머리를 맞대고 의기투합했다.
또 수차례의 회의를 통해 이번 스승의 날은 잊지 못할 기억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이를 통해 평범한 카네이션 행사는 학생들의 정성이 담긴 ‘수제카네이션 달기’ 행사와 함께 사제지간 벽을 허무는 영암중학교 ‘도전 골든벨’이 탄생했다.
영암중학교 고성수 학생회장은 “스승의 날을 특별하게 만들고 싶었다. 선생님께 고마움을 표현하고, 선생님과 더욱 친해질 수 없을까 고민하다. 도전 골든벨을 기획하게 됐다”며 “도움을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도전 골든벨을 통해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지만 이번 스승의 날 행사의 성공의 이면에는 주위의 이런저런 걱정의 목소리도 존재했다. 
처음 기획하는 행사로 오전 수업을 모두 스승의 날 행사로 보내는 것은 너무 과하다는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고 학생들의 계획처럼 잘 진행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팽배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광일 교장은 의구심을 확신으로 바꾸며 학생들의 진심을 지지해 보자며 힘을 실었다. 
도전 골든벨이 끝나자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감사장 전달식’이 진행됐다. 학생들이 직접 새겨 넣은 감사장의 문구는 패션 부분, 친절 부분 등 다양한 명목으로 교사들에게 전달됐고, 감사장에는 평소 학생들이 느꼈던 진심과 고마움이 담겨져 있었다. 또 감사장은 교사뿐만 아니라, 행정직원, 경비, 배움터 지킴이, 영양사 등 학교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고 있는 모든 이에게 전달되며 훈훈함을 더했다.
영암중학교 문광일 교장은 “40년 교직 생활 중에 학생들에게 감사장을 받은 것은 처음이어서 가슴이 뭉클하고 여기 계신 동료 선생님들 또한 제자들에게 감사장을 받은 것은 처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스승의 날 행사를 새롭게 만들겠다는 학생들의 의견을 처음 들었을 때 걱정도 많이 했지만 행사가 끝나고 나니 그런 생각이 기우였다는 걸 알았고 모든 학생들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