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인 A씨는 늘 혼자 있는 모습이었다. 주변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도 않았고, 말수도 줄어 들었다. 종종 “외롭다”는 말을 주변사람들에게 했을 뿐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술에 의존하는 시간도 늘어났다. 알코올에 의존해 외로움을 잊기 위한 임시방편이었다. 
알코올 의존시간이 늘어나면서 건강은 갈수록 악화됐다. 그럼에도 A씨의 건강을 돌봐줄 가족은 그 어느 곳에도 없었다.
그리고 며칠 뒤 A씨는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것도 수도검침을 위해 찾은 수도검침원이 마당에 쓰러져 있던 A씨를 발견한 것이다. 평소에도 외로움 속에 살아야 했던 A씨의 생의 마지막도 혼자였던 셈이다. 
인구고령화와 핵가족화가 심화되면서 고독사에 대한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 2월까지 고독사로 의심되는 사망 사건은 총 18건(자살, 타살, 병사 등 제외)이었다. 이중 남녀 발생 비율은 각각 9건 씩으로 반반이었다. 특히 사망건수 중 10건이 1월부터 3월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상당수는 법적으로는 가족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홀로 사는 주민들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급속한 고령화 추세와 가구 형태 변화로 독거노인이 급증하면서 각종 사회적 문제도 늘고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 지역민들이 연계된 보다 촘촘한 사회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7월 우승희 의원이 ‘전라남도 독거노인 고독사 예방 등 사회적 가족 구현 조례안’을 대표 발의해 조례로 제정했다. 이 조례안에는 독거노인의 고독사 예방 등을 위한 독거노인의 실태조사와 실태조사를 반영한 지원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했다.
하지만 고독사에 대한 행정차원의 공식적인 통계는 미비한 실정이다. 
그나마 무연고 사망자 통계로 대신할 수 있으나 서류상 가족이 존재하면 연락을 오랫동안 하지 않더라도 무연고자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고독사로 포함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영암에서 무연고자로 분류된 사망자는 한 건도 없었지만 실제로 집계되지 않은 고독사는 훨씬 높다는 것이 지역주민들의 설명이다.
시종면의 한 이장은 “마을의 90%이상이 60세 이상에 혼자 사는 노인인데 엄밀히 보면 모두 고독사 위험군이다”며 “군에서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나 어르신 안부살피기 등을 하고 있지만 고독사 방지를 위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독거노인 사망 증가를 인위적으로 막을 수는 없고 한계점은 분명히 존재 한다”며 “다만, 독거노인 돌봄 등 여러 가지 시책에도 불구하고 행정기관에서 놓치는 부분에 대해 주민들의 협조를 구하고, 주민들과 연계된 전방위적인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며 다양한 시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