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크리스마스 축하해”
지난 22일 어둡고 한적한 도포면의 한 시골마을에서 시끌벅적한 음악소리와 함께 외침의 소리가 퍼져 나왔다. 휴대용 스피커를 타고 울려 퍼지는 캐럴에 맞춰 케이크와 선물보따리를 든 몰래 산타들이 가로등을 조명삼아 아이들에게 앙증맞은 율동을 선보였다. 율동이 끝난 후에는 미리 준비한 선물과 케이크가 전달되고 아이들은 수줍은 미소와 함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몰래 산타들이 찾은 이곳은 조손가정이었다. 10평도 채 되지 않는 공간에서 할아버지와 2명의 남매가 살고 있는 이곳을 찾아 몰래산타들은 문 앞에서 캐럴을 부르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산타 언니, 오빠들의 등장에 초등학교 5·6학년 남매의 반응은 어리둥절한 모습을 자아냈다.
처음에는 어색한 모습이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의 마음을 열었다. 하이라이트는 선물 증정시간. 평소 알고 지냈던 영암경제발전연구회 회원의 조언을 받아 남동생에게는 조립형 로봇, 누나에게는 방석이 선물로 전했다.
이날 도포면 몰래 산타 일행이 찾은 곳은 모두 4곳으로 다문화 가정이거나 생활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이었다. 이날을 위해 몰래 산타들은 2~3주 전부터 준비했다. 율동을 만들어 연습하고 아이들에게 선물로 전한 케이크도 직접 만들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전할 선물도 직접 발품을 팔아 구매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거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들의 노력에 보답이라도 하듯 선물을 받은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모습으로 반겨주면서 주는 이들의 마음을 뿌듯하게 했다. 
학생 조장 김혜빈(19) 학생은 “몰래산타를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건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라며 “2주일동안 준비했던 게 헛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루돌프 역할을 톡톡히 해낸 양윤섭·김영준 씨는 “몰래 산타를 하면서 이벤트를 받는 아이들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아 몰래산타를 처음부터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다”며 “몰래산타를 통해 그간 소외되는 이웃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한편 사랑의 몰래 산타들은 22일 도포면 포함 11개 읍·면으로 팀을 나눠 저소득층 가구 40여곳을 찾아가 깜짝 선물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