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 광고 중 “우리 아빠는요~ 지구를 지켜요”라는 보일러 광고 카피가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보일러가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의미도 담고 있겠지만 ‘아빠’라는 상징적인 인물을 통해 생활 속에서도 숨겨진 영웅이 많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역에 숨어있는 영웅들을 찾아 영암고등학교 학생들이 나섰다. 지난 9월부터 영암바로알기모임 동아리 학생들은 지역 각 분야에 숨어 있는 영웅들과 만남을 가졌다. 참발효연구소 김명성 대표와 청년 농부 손모아 대표, 학산면 유천마을 김기천 이장 등 지역에서 유명 인사는 아니지만 묵묵히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 작은 영웅들을 만나고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들의 삶과 노력을 조명했다.
아직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시간적인 제약이 많은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쉽지 않았다. 특히 각 분야에 숨어 있는 영웅들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난제였다. 이때 동아리 지도교사인 박휴상 선생님이 슈퍼맨처럼 위기에 봉착한 학생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지역의 이곳 저곳, 지인들을 모두 동원해 8명의 숨은 영웅들을 찾아냈다. 여기에 영암을 바로알기 모임의 취지에 맞게 영암의 생태자원인 월출산의 깃대종인 남생이, 끈끈이주걱 등을 탐사하는 아이템도 함께 넣었다.
지도교사의 도움으로 큰 난제를 해결한 15명 남짓의 학생들은 각자 팀을 나눠 인터뷰에 앞서 자료수집에 나섰다. 인터넷 등을 이용해 영웅들의 이야기들을 읽고 직접 질문지를 만들어 영웅들을 찾아갔다.
질문은 어렵지 않았다. 어색하게 영웅담을 끄집어내기 보다는 영암이라는 지역에서 영암사람으로서 영암에서 어떻게 살았고 어떻게 살 것인지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그리고 영암에서 살아오면서 자신의 분야에서 묵묵히 살아왔던 평범한 사람들이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최종찬(18)·박지훈(17) 학생은 “영암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인물이나 지역의 문화를 직접 눈으로 보고 들으면서 개인적으로는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생활에 가까운 곳에 영웅이 있다는 점을 깨달았고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영웅을 글로 담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프로젝트이다보니 약간의 시행착오도 겪었다. 학업으로 바쁜 평일을 대신해 주로 주말에 인터뷰가 진행해야만 했다. 이 때문에 지도교사인 박휴상 선생님도 학생들과 함께 주말을 반납한 채 운전기사와 사진기사 역할을 도맡아야 했다.
특히 월출산 탐방은 시기적으로 봄에서 여름이 가장 적기였지만 시작이 늦은 탓에 제대로 된 탐방보다는 견학 수준으로 끝난 것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하지만 지도교사인 박휴상 선생님은 학생들의 결과물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갑작스럽게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학생들이 성실하게 따라줬기 때문이다.
박휴상 지도교사는 “올해 처음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니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결과물이 잘 나오게 돼 만족스럽다”며 “이러한 프로젝트가 제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고 올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내년에는 더욱 알차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영암고등학교에서는 이번에 발간한 ‘2017 영암인물찾기 프로젝트& 월출산 깃대종 찾기활동 자료집’을 100부 가량 인쇄해 학교 및 지역 기관 단체에도 11일 배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