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감 농사는 풍년인데, 가격은 기대 이하네요”
지난 15일 금정농협 대봉감 산지유통센터에는 대봉감을 가득 실은 컨테이너를 선별대로 나르고 선별 작업을 하는 인부들의 움직임이 부산했다. 1톤 화물트럭에 대봉감을 싣고 이곳은 찾은 농민의 얼굴이 어두웠다. 3~4년 전보다 50%이상 떨어진 가격 때문이다. 
금정농협에서는 지난달 21일부터 대봉감 수매가 한창이다. 산지농가와 농협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 감 작황은 오랜 가뭄과 집중호우 등 기상재해에도 불구하고 평년보다 20%가량 늘었다는 것이 농협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과일의 크기가 잘고 품위가 떨어져 수매 가격은 크게 떨어졌다.
지난 15일 기준으로 2017년도 떫은감(대봉)수매가격은 39내 특품은 1만8000원, 상(上)품은 1만5000원, 보통은 1만원에 등에 거래되고 있다. 공판장 가격으로 환산하더라도 특등은 2만4000원, 상품 2만1000원, 보통 1만6000원으로 지난해보다도 더 떨어졌다.
특히 올해의 경우 오랜 가뭄과 집중호우 등의 기상재해로 인해 특등비율이 크게 떨어진데다 중소과 상품들이 많아 시장 가격 형성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풍년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기대 이하로 형성됨에 따라 농민들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다. 인건비는 남자의 경우 11만원, 여자 8만원으로 4~5년 전에 비해 2배 가량이 올랐으나 가격은 계속 퇴보하면서 농가들의 부담은 계속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전국적으로 대봉감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홍수출하와 소비감소로 인해 시장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한 농민은 “평년대로라면 100개가 열릴 나무에 올해에는 200개가 열릴 정도로 풍년인데 가격은 예년만 못해 걱정”이라며 “매년 인건비와 농자재 값을 감안하면 손에 쥐는 돈은 별로 없다”고 하소연했다.
금정농협도 난감하기는 매한가지이다. 최근 들어 수매물량이 한꺼번에 들어오면서 선별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늦게까지 30여명의 인부를 고용해 선별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밀려드는 물량을 소화하기 버거운 실정이다. 이에 농협에서는 대봉감을 감말랭이로 출하할 것을 농가에 권유하는 한편, 이마트와 감말랭이 150t을 공급하기로 계약하는 등 가격 폭락 대비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금정농협 관계자는 “올해는 강수량이 적은 탓에 상품성이 높은 대과 비율이 상당히 적은 편으로 농가에서 생과보다는 감말랭이로 출하하면 농가 수취값이 높아질 수 있다”며 “최근 몇 년간 대봉감 가격이 놓지 않은 상태로 감 소비 촉진은 물론 일정 물량을 수출하는 등 농가 수취값 제고를 위해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