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영암 활성산 풍력발전이 운영된 지 4년가량 지났지만 그에 따른 잡음은 현재진행형이다. 아직 풍력발전으로 인한 고통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삼호읍와 시종면 등 또 다른 지역에 대규모 풍력단지 건설 계획이 세워지고 있다. 본지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8회에 걸쳐 신재생에너지의 한 축인 풍력발전에 대한 지역적 여론과 타 지역의 사례 등을 취재해 영암의 풍력발전에 대해 총체적으로 조망해 본다. 

< 글 싣는 순서 >
1회 – 영암의 풍력·태양광 산업의 현주소와 실태
2회 – 새만금 해상 풍력발전의 동상이몽
3회 – 영남 알프스 영덕… 순풍만 부나?
4회 – 경주 풍력발전을 이용한 관광산업, 그리고 주민들의 삶
5회 – 제주 풍력 공유화와 바람의 가치 1
6회 – 제주 풍력 공유화와 바람의 가치 2
7회 – 해상풍력발전 메카 전남 영광
8회 – 풍력발전 갈등의 유일한 해답 ‘주민 상생 원칙

▲ 경북 영덕의 풍력발전단지

오는 25일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200일을 맞이한다. 취임과 함께 탈원전·탈석탄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중단에서 불붙기 시작한 논란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가 대체에너지원으로 지목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현 주소와 해결과제는 지역에서는 수용할 수 없는 유해시설물임에는 변함 없다.
지역에서 가장 지탄을 받는 풍력발전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활성화돼 있는 주요 선진국에서는 주요 발전원으로 사용된다. 낮 시간, 게다가 해가 떠 있는 맑은 날씨에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과는 달리 풍력발전은 24시간 날씨와 계절에 상관없이 전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전남 영광백수풍력단지

국내로 눈을 돌려보더라도 제주와 경북 영덕, 전남 영광 등은 부정적 여론보다 긍정적인 여론이 많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수많은 지자체에서는 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시행단계, 즉 인·허가 문제에서부터 걸림돌에 봉착한다.
지난해 초만 해도 경북 강원도 정선군, 경북 영양군, 경주시, 영천시 등에서 육상풍력을 진행하기 위해 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했다가 주민 반대로 허가 자체가 보류됐다. 또 서남해 해상풍력도 최근 고창군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는 영암의 풍력발전산업도 마찬가지이다. 환경 관련 문제로 빚어지는 지역민들의 반대는 신재생 발전사업 프로젝트가 지역관광을 위협하고, 부동산 가치를 떨어뜨리며, 경관을 훼손하는 등 전원 이미지를 손상시킨다는 판단에 기인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는 지역사회의 공감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발전사업 허가는 지역주민의 동의 없이 진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민원의 강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는 풍력발전 자체에 대한 반대보다는 절차적 순리가 지켜지지 않는 사업에 대한 반감도 한몫을 한다.
그럼으로 인해 지역주민의 의견은 무시하고 사업자의 이익 창출에만 꿰맞춰진 사업계획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게 지역민들의 대체적인 입장으로 모아진다.
또 님비현상으로 비춰질 수는 있으나 지역관광을 위협하고, 부동산 가치를 떨어뜨리며, 경관을 훼손하는 등 전원 이미지를 손상시킨다는 여러 가지의 부정적인 여론도 지역민들과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사업자의 이익이 중심이 되는 현재의 풍력발전산업의 구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 미암면농민회 박양훈 회장

이에 대해 미암면농민회 박양훈 회장은 “풍력발전기에서 발생하는 100m가 넘는 프로펠러에서 나는 소음은 사람이 살기 힘들 정도이고 이와 관련된 주민들의 피해는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전문가들은 풍력발전 등이 마치 유일무이한 대체에너지 자원이라고 말하지만 현실과는 다르게 산림과 농토를 훼손하고 환경을 파괴하며 사람들의 피해를 가중 시키는 풍력발전을 막는 것은 지역민으로서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이다”고 말했다.

신뢰·투명성·이익 등 공유로 해법 골몰
지난 3월 삼호읍 망산리와 미암면 호포리 일대에 120㎿급 대규모 풍력발전을 계획했던 영암삼호풍력㈜ 최현석 본부장. 사업 추진을 위해 일선에서 움직였던 장본인인 탓에 이같은 지역적 여론을 잘 알고 있다.

▲ 영암삼호풍력(주) 최현석 본부장

특히 금정면 활성산에서 운영 중인 풍력발전단지로 인한 민원과 피해사실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최 본부장은 금정면 활성산 풍력발전단지와 삼호풍력발전단지와는 전혀 다른 사안이라고 말한다.
환경적으로 100m 규모의 풍력발전기가 들어서면 경관이 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관에 대한 요소는 주관적이라고 말한다. 또 소음 피해의 경우 대형 풍력 발전기의 경우 500m 가량 떨어지면 45dB 수준으로 실질적인 피해는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대관령풍력발전단지에서 풍력발전기 옆에 서 있을 때는 블레이드가 ‘윙~윙’ 돌아가는 소리가 꽤 크게 들렸지만 300m 가량 거리가 벌어지자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어 이익공유제의 경우에서도 풍력발전 대부분이 대규모 발전회사에 의해 이뤄지고 있어 지역경제에는 많은 도움이 되지 않는 것도 맞지만 지난 1월 정부에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지분에 지역주민이 일정비율 이상 참여할 경우 추가 가중치를 부여토록 운영지침을 개정했다.
실제로 영광백수풍력발전단지의 경우 주민들이 지원금을 바탕으로 2㎿급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며 수익을 공동 분배하고 있다는 것이 최 본부장의 설명이다. 최 본부장은 영광에서의 실제 운영사례처럼 최대한 주민들과 수익을 공동 분배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

▲ 제주의 풍력발전단지

1㎿급 태양광시설을 설치해 주민들에게 기증하고 주민참여 풍력발전소 운영도 고민하는 등 풍력발전단지 개발 초기부터 지역주민도 직접 사업에 참여함으로서 민원문제도 해결하고 주민들의 수익과 설치 이후 지속적인 전력생산도 가능하도록 해 ‘풍력공동체’형식으로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최현석 본부장은 “풍력발전사업은 지역과 반목하고 대립하면 오래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향후 각종 장애요인들로 인해 사업추진에 상당한 어려움이 겪어왔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에 우리는 조성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피해에 대한 대책과 개선방안을 주민들과 함께 의논하는 체계를 구축할 용의가 있고 단순히 수익공유가 아닌 ‘상생’을 위한 풍력발전사업을 하겠다”고 피력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