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암언론협동조합 이사장 박 웅

취임 9개월째인 미국 트럼트 대통령의 미국 내 지지율이 32%라는 최근 보도가 있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67%였다. 자국 내에서 탄핵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는 그가 다음달 초 한국에 온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직후부터 한반도에는 전쟁 위기가 고조됐다. 미국은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는 한편 한미FTA에 따른 미국의 경제 적자를 강조했다. 그러하기에 이번 방한이 그 한반도 긴장 조성에 따른 미국의 실익 챙기기이며, 자국 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편일 것이라는데 입을 모은다. 이미 방문 전부터 셰일가스와 미국산 무기 구매를 요구했다고도 한다.
150여년 전 미국이 조선을 침공하고 통상을 요구했던 사건을 우리 민족은 기억해야한다. 신미양요라 불리는 이때 미국은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을 깨트리고자 했다. 그런 미국이 지금은 난민을 내쫓고 백인 우월주의를 내세우며 쇄국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우리에게는 또다시 무기 구입이라는 통상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내에서도 반대가 거센 트럼프 정부는 지난 6월 이후 국제사회로부터도 지탄을 받고 있다. 바로 ‘파리기후협정’의 일방적 탈퇴 선언이 그것이다. 2015년 세계 195개국이 모여 온실가스 배출 감축 등 향후 50년 내 지구 기온을 2℃ 이상 오르지 않도록 약속한 ‘세계기후협약’을 탈퇴한 것이다. 후손들의 삶과 지구의 미래보다는 당장의 경제적 이익을 찾고자 국제적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던 것이다.
환경전문가들은 지구 온도가 2℃ 이상 오르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환경 변화에 직면한다고 우려한다. 그러하기에 지구 온난화 문제의 심각성은 국제 사회뿐만 아니라 작은 지역에서부터 견지하고 실천되어야 할 것이다. 
얼마전 미암면에서는 산을 하나 통째로 들어내고 농공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설명회가 있었다.
‘선황농공단지’라는 이름으로 계획 중인 이곳에 ‘주류업체를 포함해 5개 업체가 입주의사를 밝힌 상태이기에 기존 농공단지와는 달리 장점이 있다’고 시행자 측은 내세우고 있다. 
이 사업의 최종 승인권자인 전동평 군수는 해당 주민들의 집단민원이 없어야 하고, 폐기물처리나 위해성 악취유발업체 등과 같은 주민 혐오시설을 농공단지에 들이지 않는 조건,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흙을 영암 관외로 반출하지 않는다면 지방세수 확보 및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 등을 위해 조건부로 허가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필자는 몇 가지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공청회 등을 통해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신중히 결정할 것을 권하고 싶다.
첫째, ‘영암군 기초생활권 발전계획’과 전동평 군수의 읍면단위 활성화 선거공약에 따르면 미암면은 ‘고품격 배후전원주거단지 조성 및 수변 산악자원 중심의 관광수요 창출’이라는 발전방향을 설정하고 있는데, 그 한복판인 선황리 미암리 일원에 농공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이치에 맞지 않다. 조선시대 곤미현의 현청이 있었던 미촌마을 앞에는 현재 편백숲을 조성해서 삼림욕장을 만들고자 수년째 공무원과 사회단체들의 참여를 유도해 식목행사를 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수 억원을 들여 편백 삼림욕장을 조성하고 불과 직선거리로 반경 1㎞도 안되는 곳에 농공단지를 개발한다면 앞뒤가 안맞아도 너무 안맞는 것이 아닌가?
둘째, 현재 국가산단인 대불공단의 가동율은 55% 정도이고, 이미 개발 분양된 신북 농공단지와 군서 농공단지는 입주업체들이 휴폐업을 반복하고 있으며, 가장 최근에 완공 분양된 영암읍 식품특화 농공단지 또한 분양율이 10% 선에 머물고 있다. 지금은 새로운 농공단지를 개발하는데 집중할 때가 아니라 이미 만들어져 있는 농공단지들을 어떻게 활성화 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 지역경제 발전대책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판단된다.
셋째, 미암 선황농공단지 조성사업은 선황당리 노송 봉고지 흑암 산정 향양 미촌 등 7개 자연부락 한가운데 산을 통째로 들어내는 개발계획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총 작업토공량이 무려 286만7096㎥에 달한다. 농공단지를 조성하는데 사용되는 성토량을 제외하고도 479만7179톤에 달하는 물량으로 25톤 트럭 19만1887대(15톤 트럭 31만9811대)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25톤 트럭으로 하루 20대가 대당 20번씩 토량을 반출해도 479일이 소요되며, 시행자 측에서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초안)에 기록된 1일 작업토공량 계산방식으로는 1200일을 하루도 쉬지 않고 작업해야 하는 분량이다. 25톤 트럭 한 차에 흙값을 5만원만 계산하더라도 약 100억원에 이르며, 농공단지가 조성된 이후 입주의향을 밝힌 업체들이 계획대로 입주를 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런저런 이유를 핑계로 입주하지 않고 시행자 측에서 값어치가 훌쩍 올라간 그 땅에 대해 법적 소유권만 주장한다면 그 책임과 뒷감당은 또 누가 할 것인가? 

필자는 선황농공단지 조성사업이 토취사업 허가가 어려운 점 때문에 농공단지 조성사업의 명분으로 위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이 외에도 미암 선황농공단지가 조성되면 국도2호선과 연결 도로망을 구축해야 접근성이 개선되는데 여기에 또 상당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더욱 큰 문제는 대부분 고령인 7개 자연부락 120여 주민들이 공사기간인 3년 동안 각종 소음과 분진 대형 트럭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야 한다는 점과 내년 6월 13일 치러질 예정인 7대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이 사업에 찬성하는 주민들과 반대하는 주민들 사이에 민심이 둘로 갈려 분열될 수 있다는 점이다.

충분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바쁜 가을걷이철이라 대부분의 지역민들은 이 현안에 대해 모르고 있다. 지난 20일 개최된 합동설명회에도 미암주민들은 이장단장과 발전협의회장 해당 마을주민들을 포함해서 고작 17명이 참석했을 뿐이다.
이 사업의 최종 승인권자인 전동평 군수 또한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반대한다면 이 사업을 승인해줄 이유가 없다고 분명히 이야기했다. 투자경제과 과장을 비롯한 관련 공무원들도 모든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들이 근거를 가지고 판단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