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민속씨름단 한라급 에이스로 떠오른 최성환(25) 장사가 추석 대회마저 접수하면서 신화를 써내려갔다.
지난 4일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2017 추석장사씨름대회 한라장사(108kg 이하) 결정전(5전3선승제)에서 이주용(수원시청)을 3-2로 꺾고 꽃가마에 올라탔다.
최성환 장사는 올해 설날 대회를 시작으로 단오 대회에 이어 추석 대회까지 석권, 3관왕에 오르면서 씨름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최성환의 3관왕 여부는 큰 관심사이었다. 한라급 터줏대감이자 지난해 민속대회를 모두 휩쓴 이주용(수원시청)이 이번 대회에서 명예회복을 노리는 등의 변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를 앞둔 최성환도 하루 10시간 이상을 훈련에 매진하며 칼날을 갈아왔다. 특히 앞선 2개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면서 한라급 선수들에게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상태라 자신을 더욱 혹독하게 채찍질 했다.
여기에 한때 한라급 실업 최강자로 군림했던 김기태 감독에 의해 기술적인 부분이나 정신적인 부분에서 한층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었다. 아무리 철저한 준비를 마쳤더라도 부담감은 어쩔 수 없었다. 더군다나 우승후보로 손꼽히던 같은 팀 소속 백두급, 금강급 선수들이 잇따라 패함에 따라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더욱 자신을 짓눌렀다. 
그때마다 목이 터져라 응원의 메시지를 던져준 영암군 응원단의 기를 받아 샅바를 다시 힘껏 움켜질 수 있었다. 그 결과 설날씨름대회를 시작으로 단오, 추석씨름대회까지 한라급 3관왕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최성환 선수의 장점은 빠르면서도 화려한 기술씨름이다. 대학시절 ‘제2의 이만기’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을 만큼 최강자로 손꼽혔지만, 2013년부터 시작된 잇따른 부상과 슬럼프로 인해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최성환 선수의 유일한 선택은 훈련밖에 없었다. 과거 의성군청에서는 같은 체급선수가 없어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지만 영암민속씨름단에서는 최성환 외에도 박병훈, 이성철, 오창록 등 같은 체급의 선수들이 함께 하면서 강도 높은 훈련도 참아내는 원동력이 됐다. 또 백두급 이슬기, 정창조, 윤정수 장사를 비롯해 금강급 최정만 장사 등 국내에서 내노라하는 선배들로부터 경기운영과 기술노하우를 습득해가면서 자신의 강력한 무기로 만들어냈다.
힘든 과정을 묵묵히 참아내자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던 부상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여기에 IQ 151의 멘사출신답게 두뇌플레이까지 더해지면서 한라급의 난공불락의 최강자로 우뚝 섰다.
한라장사급의 최강자로 우뚝 섰음에도 불구하고 최성환 장사의 목표는 현재 진행형이다. 바로 과거 이만기 선수처럼 한라급 장사로 천하장사를 거머쥐는 것이다. 그리고 올해 무패의 기록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는 것이다.
최성환 장사는 “천하장사라는 목표까지 쉽지 않겠지만 어렵기 때문에 더 노력할 것이다”며 “앞으로도 박진감 넘치고 화려한 기술씨름을 선보일테니 앞으로도 많은 응원부탁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