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농촌에서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윷놀이와 화투 등 도박의 달콤한 유혹이 기승을 부린다. 작게는 친목도모에서 끝날 수도 있지만 심한 경우에는 가정파탄까지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3일 새벽 1시20분께 영암경찰서로 한통의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영암읍 소재 모 사회단체사무실에서 도박판이 벌어졌다는 신고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5명의 피혐의자들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이들은 카드 52장을 이용해 각자 카드 7장으로 숫자와 무늬를 맞춰 승부를 정하고 등위에 따라 승자에게 1000원씩 지급하는 방식의 속칭 ‘훌라’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현장에서 압수한 판돈은 13만5000원이었다.
처음 놀음 당시에는 막걸리 내기 등 심심풀이, 친목도모로 시작되지만 결국은 판돈이 수백만원에 이르는 도박으로 변질되고 만다는 점에서 이번 단속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경찰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경찰은 이번 단속뿐만 아니라 추수철이 마무리되는 12월쯤이 되면 벼 수매 등으로 목돈을 쥔 농민들을 대상으로 전문도박꾼들이 동원된 상습 사기도박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단속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경찰관계자는 “돈을 잃으면 기분 좋은 사람이 있을 수가 없듯이 도박에는 친목도모라는 말이 있을 수가 없다”며 “농한기에 접어들면 순박한 농민들을 꼬드겨 도박의 수렁에 빠지게 하는 전문 도박꾼들이 기승을 부릴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