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농어촌 발전전략으로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통한 사회서비스와 일자리 확대를 주요 과제로 선정한 가운데 지역의 전반적인 사회적 경제 현황을 검토하고 통합적인 발전계획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사회적경제의 제도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9일 목포대 사회적경제연구소가 주최하고 사회적 경제활성화 전남네트워크가 주관해  영암군종합사회복지관 3층 대강당에서 ‘2017 사회적경제 정책포럼’이 ‘지역발전 전략으로 사회적경제 제도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사회적경제 관련 학계·민간 전문가를 비롯해 사회적경제조직 운영자, 귀농(촌)인, 공무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사회적경제활성화 전남네트워크 김화진 대표의 개회 인사로 시작된 이번 포럼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시민경제센터 조현경 센터장과 한국협동조합연구소 김기태 소장, 고두갑 목포대 교수가 각각 문재인 정부의 사회적 경제 관련 정책에 대한 이해와 지역발전전략으로 사회적경제 제도화 방안, 영암군 사회적경제 현황과 발전전략 수립을 위한 제도화 방안 등을 주제로 기조발제에 나섰다.

첫 기조발전에 나선 조현경 센터장은 “사회적경제는 공공의 일, 사회적 가치 추구를 목적으로 민주적 운영 원리를 가진 경제활동으로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사회적경제 관련 3법이 제정될 예정이다. 조직마다 달랐던 담당 부처를 하나로 통합해 관리·육성 체계를 마련한다. 사회적경제 조직이 생산한 물품, 서비스를 공공이 적극 구매하겠다고 선언하는 법이다”라면서 “광역시와 시·도도 조례를 법제화해야 한다. 영암군도 준비해야 한다. 지자체가 준비 과정에서 민간의 사회적경제 조직과 끊임없이 소통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조 센터장은 “취약계층, 청년실업 등 공공 문제를 해결할 때 사회적경제 조직을 활용할 수 있다. 공공 시스템이 해결하지 못한 부분을 사회적경제 조직을 통해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기조발제에 나선 김기태 소장은 “지역발전에 사회적 경제 조직이 쉽게 진입하고 생태계가 만들어 지려면 지자체에 사회적 경제 기본계획 수립을 규정하는 조례를 제정하고 실행하는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지난해 말 현재 전국 79개(광역 10곳, 기초 69곳)지자체에 사회적경제 기본계획 관련 조례가 만들어졌지만 실제 기본계획이 만들어진 곳은 10곳(광역 5곳, 기초 5곳)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현재의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소장은 “조례가 이전 사회적기업 육성 조례를 대체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지역발전 주체로서 사회적 경제의 육성, 지원에 대한 내용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지 않고, 그나마 잘 실행되지 않고 있다”며 “민간이 의견을 모아 사회적 경제 조례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지자체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두갑 교수는 2016년 12말 현재 전남의 인증 사회적 기업은 71개, 예비사회적기업은 64개, 마을기업 284개, 자활기업 103개, 협동조합 383개 등 총 905개로 집계자료를 제시하며 2016년 10월 기준으로 이들 중  67개 사회적기업의 총 매출액은 약 600억 원이며, 총 고용인원은 838명(취약계층 492명, 일반 346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6년 10월 기준으로 전라남도의 예비 사회적기업은 65개 기업이 등록되어있으나, 기업의 매출액 등 관련 자료를 보고한 기업은 2016년 10월 기준 32개에 불과하며, 32개 업체의 총 매출액은 약 42억 원이, 고용인원은 155명(취약계층 116명, 일반 39명)으로 상당히 규모가 영세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전남도내 사회적 경제 조례입법 현황만 놓고 보더라도 고흥군, 구례군, 무안군, 신안군 진도군의 경우 조례가 제정되지 않았으며, 기금 설치 및 운영 유무는 전남도 및 나주시, 2개 군이 할 수 ‘할 수 있다’고는 되어있으나 실제로 기금이 설치되어 운영되는 곳은 없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고 교수는 사회적경제 기업제품 구매, 금융지원 등의 정책에서도 사회적 경제 활성화에 대한 지자체의 의지가 빈약한 것으로 나타나 현재까지 추진되어온 사회적 경제에 전략적인 차원에서 사회적경제 인프라구축과 사회적경제 조직의 역량강화, 그리고 민간과의 협력강화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기조발제가 끝난 후에는 고구려대 박상하 교수의 사회로 우승희 도의원과 이하남 군의원, 영암군투자경제과 김재봉 과장, 최선국 전남사회적기업협의회 이사, 유홍번 사회적경제활성화 전국네트워크 사무국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종합토론의 시간도 이어졌다.

토론의 시간에서는 영암언론협동조합 박웅 대표와 삼호읍 이기정 씨, 영암지역자활센터 이삼행 센터장, 예담은 서승룡 총괄이사, 영암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 박충남 대표이사가 각각 현장 질의에 나서 현재 영암군의 사회적 경제 정책이 고용, 복지, 중소기업과 같은 다른 영역의 정책에 녹아들지 않고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과 함께 생활 속에서 사회적 경제를 만날 수 있도록 조직과 사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패널들은 심각한 불평등과 지역쇠퇴의 문제를 해소하는데 사회적 경제가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중앙정부와 광역·기초의 지방정부는 각각의 역할에 맞는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며 민간에서도 사회적 경제를 활용할 수 있도록 관심있는 주민들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하남 의원은 “오늘 포럼을 통해 사회적경제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돼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유익한 시간이었으며 문제는 민관의 협치인데 이를 뒷받침 하는 법 제도의 근거 필요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나주나 순천 등 좋은 사례 등을 참고해 빠른 시일 내에게 조례가 제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