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여고 과학동아리, 전남도학생과학탐구올림픽 고등부 금상 수상
‘천연치약DIY’ 주제로 탐구력 입증…23일 전국대회에 전남대표 참가

가습기 살균제를 비롯해 생리대, 치약까지 케모포비아(화학물질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영암여고 SOS 과학동아리 학생들이 천연식품을 활용한 치약에 대한 실험을 바탕으로 과학발표대회에 참가해 금상을 차지했다.
지난 7일 전남도과학교육원에서 열린 2017년 전라남도학생과학탐구올림픽 과학동아리활동 발표대회에 참가한 영암여고 과학동아리 학생들은 ‘황산화 식품의 항균효과 실험 및 천연DIY’라는 주제로 참가해 당당히 금상을 수상했다.
학생들의 실험은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화학물질로 인한 공포 확산에 대해 고민하고 대안을 찾는데서 시작됐다. 당초에는 가습기살균제를 천연식품에서 추출한 성분을 활용해 천연 살균제를 찾는 것으로 주제로 잡았다.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 파동 이후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습기들이 살균제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으로 교체되고 있어 실험을 통한 결론을 도출한다고 하더라도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힘들다는 판단에 주제를 급하게 천연 치약으로 바꿨다.
갑자기 주제가 바뀌는 바람에 학생들은 실험준비에서부터 방법까지 모든 틀을 바꿔야 했다. 우선 화학첨가물을 대신해 항균효과가 높은 천연식품들을 선별해야 했다. 인터넷과 대학 논문들을 학생들이 직접 섭렵하며 아로니아와 블루베리, 녹차, 마늘 등 항산화 식품들로 압축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실험에 들어갔다. 학생들은 식품에서 추출물을 에탄올과 헥세인, 증류수 등과 혼합해 총 12가지의 혼합물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효과를 위해 황색포도상구균에 이들 혼합물을 주입한 결과 에탄올에 녹차추출물을 혼합하는 방법으로 만들어낸 천연치약이 효과가 좋다는 결론을 도출해 냈다. 물론 이같은 결론을 도출하기 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나 포기는 없었다.
실험 환경도 열악했다. 대개 초정밀의 실험을 위해 사용되는 마이크로 피펫이 없는 관계로 병원주사기를 사용하는가 하며 마땅한 교재나 지침서가 부족한 탓에 해외 대학논문을 구글번역기로 돌려 습득하는 등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얻어낸 결과를 갖고 대회에 참가해 금상이라는 결과물을 손에 거머쥐었다.
다만, 일반 시중에 판매하는 치약에 비해 개운한 느낌과 쓴 맛이 나는 점과 오차를 최소화하지 못한 한계점 등은 있었지만 합성계면활성제 등과 같은 화학성분이 조금도 들어있지 않는 천연 치약을 어느 누구의 도움 없이 학생들의 노력만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이들의 노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오는 23일 열리는 전국과학동아리 발표대회에 전남도 대표로 참가해 또 다시 영암과학영재들의 실력을 뽐낼 예정이다.
동아리를 대표해 발표에 나선 오보현·나인서 학생은 “우리들의 실험이 실제로 상품화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주제를 선정하고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면서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것에 만족한다”며 “생전 처음 나가는 전국단위 과학 탐구대회가 떨리기도 하지만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